"안심하고 드세요"…'살충제 계란' 파문 속 대형 오믈렛 만들기
벨기에 말메디 연례축제 예정대로 개최…'계란 안전' 시위?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살충제 프로피닐 오염 계란 파문으로 유럽 식탁이 대혼란에 빠진 가운데 벨기에의 한 지방도시에서는 '계란 안전'을 시위라도 하듯 대형 오믈렛을 만드는 행사가 진행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벨기에 동부에 있는 작은 도시 말메디에 사는 주민들은 15일 계란 6천500개와 25㎏의 베이컨, 50L의 기름을 광장에 설치된 거대한 팬 위에서 넣고 3m 정도 크기의 대형 나무 숟가락으로 휘저으며 직경 4m 크기의 거대한 오믈렛을 만들었다.
특히 주민들은 요리사 모자에, 중세시대의 의상인 모피로 만든 망토를 두르고 행사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 사용된 6천500개의 계란은 피프로닐 오염 검사를 거쳐 안전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주민들은 이날 오후 1시께부터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는 가운데 대형 오믈렛을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이날 행사에는 작년 7천 명보다 훨씬 규모가 줄어든 약 1천 명이 관람했으나 최근 피프로닐 오염 계란 파문으로 인해 주변국인 프랑스, 독일은 물론 이탈리아, 중국 언론들이 모여들어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벨기에서는 지난 6월 이번에 유럽을 강타한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제일 처음 발견돼 이번 파문의 시발점이 됐다.
특히 벨기에 당국은 피프로닐 오염 계란을 발견하고도 한 달 정도 지난 7월 20일에야 유럽연합(EU)에 피프로닐 오염 계란 발견 사실을 뒤늦게 보고, 논란이 되고 있다.
말메디의 대형 오믈렛 만들기 행사는 지난 1990년대에 벨기에가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이옥신 오염 계란 파동 때 계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처음 시작돼 20년 이상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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