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한 '아기 호랑이' 최원준 "찬스에 강한 선수 될래요"

입력 2017-08-16 10:39
대담한 '아기 호랑이' 최원준 "찬스에 강한 선수 될래요"

올해 끝내기만 2번…3루수·유격수 오가며 맹타

"롤 모델은 이범호 선배…우리 투수가 좋아하는 선수 되고 싶다"



(광주=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09년 KIA 타이거즈의 10번째 우승 때 19세의 내야수 안치홍이 있었다면, 올해는 내야수 최원준(20)이 매서운 방망이 솜씨를 보여주며 '승리의 마스코트'로 자리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6년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최원준은 지난해 14경기에서 타율 0.458로 매서운 타격 재능을 보여주더니, 올해는 47경기에서 타율 0.343, 3홈런, 22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최원준은 5월 28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연장 11회 끝내기 만루포, 12일 광주 LG 트윈스전 9회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벌써 끝내기만 두 번이나 때렸다.

게다가 득점권 타율 0.375로 찬스에 강한 '아기 호랑이'다.

최원준은 태어날 때부터 'KIA는 내 운명'이었다.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근무한 광주 출신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부터 KIA 야구를 보고 자랐다.

주위 친구들이 서울팀을 응원해도 최원준은 KIA 선수들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최원준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안양 연현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처음에는 야구선수 하는 걸 반대하셨지만, 이제는 정말 좋아하신다. 가끔 광주에 야구 보러 내려오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맞히는 것만은 자신 있었다는 최원준에게 고민이 있다면 수비다.

최원준은 올해 1군에서 5번 실책을 저질렀다. 어깨는 좋지만, 송구 정확도가 아직 높지 않다.

그래서 최원준은 1군에서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고 말한다.



그는 "워낙 수비가 안 돼서 외야로 나갈까 하는 생각마저 했다. 이때 잡아주신 게 김민호 코치님이다. 항상 자신감 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시고, 수비 훈련에도 많은 도움을 주신다. 이제는 수비가 두렵지 않다. 마음이 바뀌니 수비도 된다"며 김민호(48) 수비코치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수비가 일취월장한 최원준은 1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루수로 교체 투입돼 7회 1사 2루에서 재비어 스크럭스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며 팀의 4-2 승리에 '글러브'로 힘을 보태기도 했다.

최원준에게는 스타 선수가 즐비한 KIA에서 활약하는 게 행운과도 같다. 경기에 나서지 못해도 선배가 경기하는 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야구가 쑥쑥 늘어서다.

그는 롤 모델로 이범호(36)를 꼽으며 "프로에 와보니 투수가 좋아하는 야수가 되는 게 무척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이범호 선배님은 언제나 안정감이 있어 투수에게 힘이 되는 선수다. 내게는 '난 더 심한 실수도 했다. 그러면서 크는 거야'라며 따뜻한 말씀도 많이 해 주신다"며 후계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이제 프로에서 꽃피우기 시작한 최원준은 자신에게 부족한 게 많다고 말한다.

그는 "찬스에 강한 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투수가 쉽게 상대하지 못할 선수도 되고 싶다. 아직 선구안이 부족한데, 그것도 경기하며 배우는 거로 생각한다"며 만족하는 선수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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