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새 대북제재 첫날 단둥-신의주 무역차량 '반토막'
피크타임 1시간 겨우 56대 통과…석탄·철 등 금수탓인듯
전날엔 '밀어내기' 진풍경…"소나기 피한뒤 원위치될 수도"
(단둥<중국 랴오닝성>=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이 북한산 제품의 3분의 2에 대해 전면 수입금지를 시행한 첫날인 15일 북중교역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북한 신의주를 오가는 무역차량이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북한 무역트럭이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넘어오는 피크타임인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단둥의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를 통해 압록강을 도강하는 북한 차량 숫자를 세어본 결과, 승합차 2대를 포함해 총 56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같은 시간 100여 대의 북한 무역차량이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유입된 데 비해 절반에 불과한 숫자이다.
반대로 오후 5~6시 사이 단둥에서 신의주로 건너간 차량은 단둥의 중국 기업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를 태워주고 돌아가는 북한 미니버스 15대였다.
북한은 전날 중국 정부가 15일부터 북한산 석탄과 철·수산물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히자 중국에 수출할 마지막 시한까지 수출물량을 보내려고 당일 저녁부터 밤까지 단둥에서 막판 '밀어내기 수출'이라는 진풍경을 펼쳤다.
이에 따라 14일 밤늦게까지 북한 무역차량 수백대가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넘어오느라 중조우의교 위에서부터 단둥해관(세관) 통관소까지 장사진을 연출했다.
이로 인해 단둥해관 앞 도로가 이날 밤새 '평북'(평안북도) 번호판을 단 대형트럭들로 북적이면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현지 소식통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371호의 유예기간인 9월 5일까지 북한 무역상들이 수출품목을 서둘러 중국으로 들여오면서 지난 며칠간 북한 트럭이 단둥 시내를 가득 채웠다"며 "중국 정부의 전격적인 제재가 북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압록강을 통해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넘어온 북한 차량 수의 감소가 유지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북중접경 무역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지금까지 북한이 유엔 제재가 있을 때마다 잠시 숨죽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도발이나 종전에 하던 무역활동을 재개하는 행태를 되풀이했다"면서 "이번 제재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볼지 차분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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