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테베스 따돌린 제하비 '득점은 몸값 순이 아니잖아요'

입력 2017-08-15 14:54
헐크·테베스 따돌린 제하비 '득점은 몸값 순이 아니잖아요'

제하비,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서 23골로 '득점 선두'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득점은 몸값 순이 아니었다.

올해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무대에서 가장 뜨거운 득점력을 과시하는 선수는 이적료만 5천500만 유로(약 740억원)에 달하는 헐크(상하이 선화)도, 연봉만 4천100만 달러(약 468억원)을 자랑하는 카를로스 테베스(상하이 선화)도 아니다.

720만 유로(약 97억원)의 '값싼(?)' 이적료로 지난해 광저우 푸리 유니폼을 입은 이스라엘 출신의 노장 공격수 에란 제하비(30)가 주인공이다.

제하비는 2017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무대에서 22라운드까지 전 경기에 출전해 무려 23골(4도움)을 쏟아내며 당당히 득점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 2위인 브라질 대표팀 출신의 골잡이 히카르드 굴라르(광저우 헝다·16골)를 무려 7골 차로 앞서고 있다. 2015년 1월 광저우 헝다에 입단할 당시 굴라르의 이적료는 1천500만 유로(약 202억원)였다. 자하비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헐크는 11골로 득점 공동 8위에 머물러있고, 숱한 화제를 뿌리며 중국 슈퍼리그 무대에 뛰어든 아르헨티나 대표팀 골잡이 테베스는 부상 여파 때문에 12경기에서 2골에 그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중국 최고의 골잡이로 뜨거운 발끝을 자랑하는 제하비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제하비의 불붙은 득점력에도 소속팀인 광저우 푸리는 정규리그 6위에 그쳐 있다는 게 아쉽기만 하다.

제하비는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마카비 텔아비브를 떠나 광저우 푸리로 이적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그의 이적료는 720만 유로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1천250만 유로라는 설까지 나왔지만 중국 무대로 뛰어든 세계적인 슈퍼스타들과 비교하면 '저렴한' 선수다.

이스라엘의 리숀레지온에서 태어난 제하비는 하포엘 텔아비브 유소년팀을 거쳐 2006년 1군 선수로 데뷔해 2011년까지 94경기에 나서 27골을 터트리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를 바탕으로 제하비는 2011년 이탈리아 세리에A 팔레르모로 이적하며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지만 두 시즌 동안 단 2골밖에 넣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다.

결국 2012년 이스라엘로 복귀한 제하비는 마카비 텔아비브 유니폼을 입고 120경기에 나서 98골을 쏟아내는 무서운 득점력을 과시했다. 2015-2016 시즌에는 36경기에서 35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제하비는 2016년 6월 광저우 푸리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데뷔 시즌에 15경기에서 11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마침내 제하비는 이번 시즌 광저우 푸리가 치른 22경기에 모두 나서 23골을 쏘아 올리며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헐크, 굴라르, 에세키엘 라베치(허베이·13골), 알렉산드레 파투(톈진 취안젠·12골) 등을 따돌리고 당당히 득점 랭킹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제하비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올해 30살이 됐지만 여전히 몸은 25살처럼 느껴진다"라며 "중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내 실력은 물론 중국 축구의 수준도 끌어올리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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