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트히즌, 준우승 그랜드슬램 진기록…보즈니아키는 2등만 6회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스포츠 격언을 올해 제대로 실감하는 선수들이 있다.
골프에서는 루이 우스트히즌(35·남아공)이 준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우스트히즌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끝난 제99회 PGA 챔피언십을 공동 2위로 마쳤다.
이로써 우스트히즌은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의 영예를 누린 우스트히즌은 2012년 마스터스 준우승으로 '준우승 그랜드슬램'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15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서 연달아 준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준우승 횟수를 3회로 늘렸고 이번 대회를 통해 '준우승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조각을 채웠다.
우스트히즌은 이 가운데 2012년 마스터스와 2015년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연장전 패배를 당했다.
'준우승 그랜드슬램'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우즈는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해냈지만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준우승 기록이 없다. 마스터스와 US오픈, PGA 챔피언십에서는 준우승을 두 번씩 했다.
필 미컬슨(미국)은 2015년 마스터스 공동 2위에 오르면서 '준우승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미컬슨은 US오픈에서 아직 우승 기록 없이 준우승만 6번 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과 '준우승 그랜드 슬램'을 모두 달성한 선수는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유일하다. 니클라우스는 메이저 대회에서 18회 우승했고 준우승도 19번 했다.
그레그 노먼(호주)은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거뒀고 준우승은 8번 하면서 '준우승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우스트히즌은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준우승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글과 '나는 일어설 거에요(I'll rise up)'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여자 테니스에서는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가 올해 결승에 여섯 번 올라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준우승 징크스'에 울었다.
보즈니아키는 14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로저스컵 결승에서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에게 0-2(4-6 0-6)로 졌다.
2011년, 2012년에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보즈니아키는 올해 2월 카타르 토털 오픈을 시작으로 두바이 챔피언십, 4월 마이애미 마스터스, 7월 애건 인터내셔널과 에릭손 오픈에서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로저스컵까지 최근 결승전 전적 6전 전패에 6경기를 치르면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보즈니아키는 지금까지 투어 대회 단식에서 25번이나 우승했지만 유독 올해 결승전만 올라가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 대회 결승에도 통산 두 번 진출해 모두 0-2로 완패했다.
시즌 6번째 준우승을 차지한 뒤 보즈니아키는 "상대가 영리한 경기 운영을 했다"며 "템포 조절을 더 해야 했는데 스비톨리나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다"고 아쉬워했다.
올해 결승에만 6번 오르는 등 46승으로 투어 최다승을 기록 중인 보즈니아키는 14일 개막한 WTA 투어 웨스턴 & 서던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에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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