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합참의장, 文대통령 만나 "외교·경제적 압박실패시 군사옵션"(종합)
靑서 50분간 접견…文대통령 "한반도 안보상황 급박, 北 대화의장으로 나오라"
던퍼드 "美조치 한국과 긴밀 협의…전쟁없이 상황 해결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도발을 중단하고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한편, 추가 도발에 대해서는 한미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던퍼드 합참의장은 미군이 대북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지원하는 데 우선 목표를 두되 이런 노력이 실패할 때를 대비해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던퍼드 합참의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의견을 교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던퍼드 합참의장을 접견,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북핵과 미사일 문제 등 한반도 위기 해결 위한 중요한 역할을 당부했다"며 "현재 한반도 안보 상황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며 실재하는 급박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관된 반대에도 ICBM급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해 한반도는 물론 지역 및 세계 안보 질서를 흔들고 있다"며 북한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아울러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북한은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조속히 나오라"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서는 굳건한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근간으로 강력히 대응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이에 던퍼드 의장은 "최근 일련의 미사일 도발 등 북한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집착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대한민국 방위를 위한 미국의 안보 동향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군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국 정부의 외교적·경제적 압박 노력을 지원하는 데 우선 목표를 두며 이런 노력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대응과 조치는 동맹 차원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모두가 현 상황을 전쟁 없이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던퍼드 의장이 말한 군사적 옵션이란 외교적·경제적 압박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그는 평화적 해결방법에 우선 목표를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군사적 옵션은 평소에도 모든 상황에 준비돼 있는 것으로,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적 옵션을 더 준비해 먼저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외교·경제적 노력이 우선한다는 데 방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다른 한미 군사 현안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에 미 해병으로 참전해 장진호 전투에 참여한 던퍼드 의장의 부친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접견은 오후 4시 30분부터 50분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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