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중국·일본과 비교되는 성적표…'약소국' 절감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17명 출전
남자 100m 김국영만 준결승 진출…나머지 줄줄이 '예선 탈락'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길게 얘기할 것도 없이, 한국 육상은 세계와 격차가 크다.
이런 까닭에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선수권처럼 최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대회에서는 '메달 획득' 대신 '한국신기록 수립', '10위권 진입' 같은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게 마련이다.
14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도 그랬다.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17명이 세계와 격차를 실감하리라는 것은 예상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단군 이래 가장 빠른 사나이' 김국영(27·광주광역시청)의 한국 단거리 육상 최초 세계육상선수권 준결승 진출처럼 의미 있는 결과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김국영은 남자 100m 예선 5조에서 10초24로 3위를 차지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세계육상선수권 단거리에서 한국 선수가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결승 무대에 선 김국영은 10초40으로 아쉽게 레이스를 마쳤다. 올해 6월 세운 한국기록(10초07)에 한참 못 미친다.
기록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준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룬 김국영을 향한 팬들의 박수는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허들의 희망' 김병준(26·국군체육부대), 정혜림(30·광주광역시청)은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김병준은 남자 110m 허들 예선 3조 경기에서 13초81로 7명 중 7위, 정혜림은 여자 100m 허들 예선 5조 경기에 출전해 13초37로 8명 중 7위에 그쳤다.
'한국 도약 종목 일인자' 김덕현(32·광주광역시청)은 남자 멀리뛰기 예선에서 7m85로 16위에 그쳐 예선 탈락했다. 개인 5번째이자 마지막 세계선수권 무대였기에 더욱 아쉬웠다.
우상혁(21·서천군청)은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2를 뛰어 출전 선수 27명 중 25위에 그쳤고, 예선 탈락했다.
마라톤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었고, 1990년대만 해도 황영조, 이봉주가 세계를 호령한 종목이다.
이제는 얘기가 다르다. 한국은 엄연한 '마라톤 약소국'이다.
남자 마라톤에서 김효수(31·영동군청)는 59위, 유승엽(25·강원도청)은 64위, 신광식(24·강원도청)은 65위에 그쳤다.
여자 마라톤에서는 임경희(35·구미시청)가 34위, 김성은(28·삼성전자)은 38위, 최경선(25·제천시청)은 54위에 머물렀다.
마라톤보다는 낫지만, 경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계육상선수권 4회 연속 톱10 진입을 꿈꿨던 김현섭(32·삼성전자)은 남자 20㎞ 경보에서 26위를 기록했다. 최병광(26·경찰대학)은 31위, 김대호(29·국군체육부대)는 57위다.
박칠성(35·삼성전자)은 남자 50㎞ 경보에서 29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여자 20㎞ 경보에서 전영은(29·부천시청)은 30위, 이다슬(21·경기도청)은 48위에 올랐다.
육상에서는 주로 아프리카계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한국과 신체 조건에서 거의 차이가 없는 중국, 일본이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는 점은 생각 거리를 던져준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종합 5위를 달성했다. 일본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종합 2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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