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포 부산 온종합병원서 무료로 암수술 받아

입력 2017-08-14 10:10
러시아 동포 부산 온종합병원서 무료로 암수술 받아

병원 측 "독립운동 도운 고려인도 독립운동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직장암 3기인 러시아 동포가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다가 부산의 한 병원의 도움으로 무료로 수술을 받았다.

병원 측은 러시아의 고려인들은 일제강점기에 현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를 도왔기에 독립운동가와 다름이 없다며 흔쾌히 수술비를 지원했다.



14일 부산 온종합병원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크라스키노에 사는 문류드밀라(59·여) 씨가 병원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잦은 소화불량과 불면증에 시달리던 환자는 직장암 3기로 당장 수술이 필요했지만 모을 수 있는 돈은 몇백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지인인 김토마스 씨의 주선으로 온종합병원에 입원해 무료로 수술받게 된 것이다.

온종합병원 관계자는 "러시아에 사는 고려인들은 일제강점기에 가난 속에서도 노동으로 모은 한푼 두푼으로 독립운동을 도왔기에 독립운동가와 다름이 없는 분들"이라며 "환자 역시 그런 조상들의 후손이니 독립운동가의 후손과 다름이 없다"고 수술비 지원의 취지를 밝혔다.

실제로 크라스키노 지역은 일제강점기에 의병훈련소가 있던 곳이다. 최재영 선생이 독립운동을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바친 곳이기도 하다.

온종합병원과 정근 병원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아픈 외국인들을 부산으로 초청해 치료해줬다.

백내장에 걸려 앞을 제대로 못 보던 중국 신장 위구르의 이슬람 지도자 아브라함, 지진에 얼굴이 녹아내린 중국여성 위홍, 수수깡에 눈을 잃은 네팔 어린이 디펜드라, 선천성 거대결장증으로 창자가 밖으로 나왔던 필리핀 소년 허난, 갑상선 질환으로 고통받던 중국 따칭의 미용사 도해연 씨 등이 새 삶을 누리고 있다.

문류드밀라 씨는 이르면 이달 말에 귀국할 예정이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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