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논란' 세메냐, 여자 800m우승…"다음 목표는 세계기록"
1분55초16의 시즌 최고 기록으로 8년 만에 세계선수권 우승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캐스터 세메냐(25·남아프리카공화국)가 주 종목 800m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우승했다.
세메냐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 결승에서 1분55초16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이자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1위에 올랐다.
프랜스 니욘사바(브룬디·24)가 400m까지 레이스를 주도했지만, 세메냐는 한 바퀴를 앞두고 조금씩 추격하더니 손쉽게 니욘사바를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니욘사바는 1분55초92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세메냐가 1위, 니욘사바가 2위를 차지했다.
세메냐는 8일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 3위에 올랐다. 그에게 1,500m는 '보너스 게임'이었다.
주 종목 800m에서는 예상대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2009년 베를린 대회 이후 8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을 되찾았다.
다음 목표는 세계기록 경신이다.
세메냐는 경기 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AP통신 등과 인터뷰에서 "나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1위를 모두 차지했다. 이제 남은 건 기록과 싸움"이라며 "일단 1분55초 벽을 넘겠다. 다음에 세계기록에 도전할 것이다. 힘든 싸움이겠지만, 해볼 만한 도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세메냐는 1분55초27의 개인 최고 기록을 넘어 섰다.
하지만 34년 전인 1983년 자밀라 크라토츠빌로바(체코)가 세운 세계기록 1분53초28과는 거리가 있다.
세메냐는 "곧 그 기록에 도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성별 논란에는 "지겹도록 들은 얘기"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반 여성보다 3배 이상 높다. 세메냐를 '여성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쪽은 그의 기록이 좋을수록 비판 수위를 높인다.
IAAF도 세메냐의 성별 검사를 요청하는 등 세메냐의 여성 경기 출전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세메냐는 "내 목표는 모두를 이기는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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