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격세지감'…"야당되니 행사 섭외도 쉽지 않네"

입력 2017-08-13 16:21
한국당 '격세지감'…"야당되니 행사 섭외도 쉽지 않네"

서울 토크콘서트 홍대·신촌 개최 '불발'…김어준 사회도 '거절'

홍준표, 오는 16일 대구부터 전국 순회 시작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오는 16일부터 전국을 돌며 대국민 토크 콘서트를 열 예정인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장소나 콘서트 집행자 섭외가 여의치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사전예약과 시민불편 등의 이유를 대며 거절했지만, 당내에서는 여권의 눈치를 보느라 야당이 된 한국당에 쉽사리 장소를 내주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13일 한국당에 따르면 오는 18일 홍준표 대표는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청년 게스트와 함께 토크 콘서트를 연다.

이번 행사는 퇴근길 일반 국민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탄핵과 대선 패배로 얼룩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한국당에 지지를 보내지 않은 청년층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한국당은 당초 홍대 인근과 신촌에서 시사 평론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사회자로 초청해 홍 대표와 대담하는 행사를 구상했다.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장소에서, 역시 젊은층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김 총수와 대담을 나누면 친근감을 주고 화제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장소와 사회자 모두 섭외가 불발돼 중구 명동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홍대 인근의 경우 콘서트를 열려면 무대설치 등을 위해 사전예약을 해야 하는데, 아마추어 예술가나 학생들이 이미 활동하고 있는 데다 '많은 시민들이 오가는 곳에서 정치행사를 열면 안 된다'며 마포구 측에서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김어준 총수 역시 '부담스럽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야당이 되면 유명하고 인기 있는 사람은 아무리 행사비를 많이 준다고 해도 섭외하기 쉽지 않다"며 "아무래도 여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홍 대표는 오는 16일 대구를 시작으로 다음달 1일까지 울산, 서울, 대전, 강원, 부산·경남, 호남·제주, 인천·경기 등 전국을 순회하는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다.

대구에서는 두루공원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일대일 대담을 나누고 서문시장도 방문해 지난 대선에서의 지지에 감사인사를 표할 계획이다.

울산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공사 현장을 방문하고 김기현 울산시장과 함께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릴 방안 등을 논의한다.

강원도에서는 군부대를 방문해 안보 상황을 살피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를 찾아 올림픽 준비를 격려할 예정이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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