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산 무기 '편식' 태국에 하푼 미사일 판매 허용

입력 2017-08-13 09:11
美, 중국산 무기 '편식' 태국에 하푼 미사일 판매 허용

"한국산 호위함에 장착할 듯"…태국 군부는 "예산 없다" 구매 의사 불분명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이 잠수함과 장갑차 등 고가 무기를 중국에서 사들인 태국에 대한 미사일 판매를 허용했지만, 정작 태국은 구매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안보협력프로그램 시행기관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최근 태국에 대한 하푼(Harpoon) 대잠 미사일 판매를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국무부의 해외무기판매 프로그램을 통해 함상 발사용 'RGM-84L 하푼 블록 II' 미사일 5기와 수중 발사용 'RTM-84L 하푼 블록 II' 1기와 미사일 컨테이너, 교체 및 수리부품, 테스트 장비, 훈련 장비 등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DSCA는 태국이 2천490만달러(약 285억원) 규모의 이 미사일을 DW3000급 프리깃함에 사용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DW 3000급 프리깃함은 태국이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에 2013년에 주문한 최첨단 호위함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올 초 이 호위함의 진수식을 진행했으며 전력화 시험을 거쳐 내년 7월께 태국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미국의 이번 조처는 중국산 무기의 태국 시장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직 당시인 지난 2014년 5월 현 태국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하자, 태국과의 군사협력 및 무기 거래 중단을 선언한 채 민정 복원과 인권 개선을 압박해왔다.

미국과의 거래가 막힌 태국 군부정권은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중국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최근 중국에서 잠수함과 장갑차 등 구매를 추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외교관계에서 자유와 인권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지난 6월 다목적 군사용 헬리콥터 블랙호크(UH-60) 4기를 판매를 시작으로 태국과의 무기 거래를 재개했다.

그러나 미국의 무기판매 허용에도 불구하고 태국 군부 지도자들은 구매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간 '더 네이션'에 따르면 군부 일인자인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무기를 구매할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도 "이미 우리 군은 필요한 무기를 모두 주문했다"며 이미 새로운 미사일 구매계약을 맺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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