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업계 이어 양돈업계도 한미 FTA 폐기 반대

입력 2017-08-13 07:03
미국 쇠고기업계 이어 양돈업계도 한미 FTA 폐기 반대

美양돈협회 "폐기시 EU·칠레에 수익성 좋은 시장 내줘"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 쇠고기업계에 이어 양돈업계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13일 미국 연방 관보 사이트(Regulations.gov)에 따르면 미국양돈협회(NPPC)는 지난달 31일 한·미 FTA를 포함한 무역협정에 대한 의견서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9일 그동안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에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USTR은 조사를 진행하면서 관련 단체와 각국 정부로부터 의견을 접수했다.

NPPC는 미국 43개 주(州)의 6만여 양돈업자를 대표하는 단체다.

NPPC는 의견서에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과 마찬가지로 한미 FTA에 대한 우리의 주된 우려는 한미 FTA가 폐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한미 FTA로 인해 한국이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를 완전히 없애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대부분의 외국 공급업체들에 비해 큰 경쟁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NPPC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전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는 22.5~54.0%에 달했다.

FTA 발효 전인 2010년 한국의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은 8만7천889t이었는데 지난해에는 두 배 가까운 13만9천724t으로 늘었다.

수입 금액도 2010년 1억9천200만 달러에서 작년에는 3억7천900만 달러로 거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NPPC는 미국산 돼지고기의 한국 수출이 증가한 주요 원인을 한·미 FTA와 고관세 철폐로 분석했다.

NPPC는 유럽연합(EU)과 칠레가 한국과 FTA를 체결했다고 지적하고서 "한미 FTA 폐기는 한국 시장을 사실상 EU와 칠레에 내주는 것으로 수익성이 좋은 한국 시장에 돼지고기를 수출하려는 미국 양돈산업을 영원히 매우 불리한 위치에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시장을 잃으면 생(生)돼지 가격이 3.8% 하락하면서 마진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우려했다.

앞서 미국축산협회·북미육류협회·미국육류수출협회 등 3개 쇠고기업계 단체장들은 지난달 27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서니 퍼듀 미국 농무부 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개정에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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