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전쟁범죄 재발방지가 우리의 사명" 위안부 기림행사(종합)
광주 '나눔의 집' 행사에 500여명 참석…부산서는 위안부 해원상생 행사 열려
(광주·부산=연합뉴스) 이우성 김선호 기자 =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행사가 12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부설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야외광장에서 열렸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생전에 최초로 피해 사실을 증언한 것을 기리기 위해 2012년 12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정한 날이다.
이날 행사는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 정기열 도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양향자 최고위원, 이종걸·소병훈·김정우 의원, 영화감독 조정래, 피해자 가족, 학생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기림사, 문화공연의 순서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피해자 박옥선, 정복수, 하점염 할머니 외에도 각 지역에서 온 이용수(대구), 안점순(수원), 박필근(포항), 이옥선(보은) 할머니도 자리를 함께했다.
나눔의 집 원장 원행 스님은 기림사에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가 빠진 채 이뤄져 인정할 수 없다"며 "일본은 진정한 사죄와 공식 배상을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교과서에 수록해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인사말에서 "돌아가신 김학순 할머니의 의로운 용기를 다시 한 번 기억하며 후세에게 진실을 알려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에 등 돌린 일본 정부와 역사를 끝내 외면한 박근혜 정부는 '최종적·불가역적'이라고 호들갑 떨며 위안부 합의를 발표했지만, 정작 최종적이야 하는 건 일본의 사죄와 명예 회복 조치여야 하고 불가역적이어야 하는 것은 역사적 진실과 소녀상의 의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정부와 민주당은 위안부 재협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인권의 양심을 드러내고 힘없는 어린 소녀를 비참하게 망가뜨렸던 전쟁범죄의 잔혹함을 드러내 세계 인류사에 다시는 그와 같은 끔찍하고 참혹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다짐했다.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은 "일본의 인권유린 역사를 반드시 기억하고 피해자 명예회복과 인권수호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자"고 했고, 강득구 도 연정부지사는 "역사는 잊어서도 숨겨서도 안 된다"며 "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배우 박재민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행사는 성악 앙상블 소리향, 소리꾼 김용우, 박애리·팝핀현준 부부, 두레소리합창단의 공연과 영화 귀향의 속편인 '귀향2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일부 상영회도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6시 자갈치 시장 친수공간에서 위안부 할머니의 영혼을 달래는 제14회 일본군 위안부 해원상생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강은교·김기영 시인의 시낭송과 부산민예총 단원의 춤사위, 겨레하나 합창단의 '나비야, 소녀상을 그대로 두라'합창, 위안부 피해자의 죽은 넋을 위로하는 용왕굿, 대동한마당 등이 진행됐다.
위안부 해원상생 한마당 행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눈물을 머금고 연락선을 타고 떠났던 부산연안부두 등 부산항 일대에서 그동안 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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