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80만명 찾는 日고교야구 고시엔 대회…경제효과 3천500억원

입력 2017-08-12 16:45
연간 80만명 찾는 日고교야구 고시엔 대회…경제효과 3천500억원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한국에서 고교야구의 인기가 시들한 것과 달리, 일본에서 매년 여름 방학 때 열리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甲子園> 대회)의 인기는 매년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일개 스포츠 종목의 고등학교 아마추어 대회이긴 하지만 공영방송 NHK는 대회 기간 개막전을 비롯해 거의 모든 경기를 중계하고, 신문의 스포츠면은 대부분 고교야구로 채워진다. 전국 4천개 팀 중 지역 예선을 통과한 팀들이 겨루는 이 대회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고교야구 팬'들이 몰려온다.





고시엔 야구 대회가 지난 8일 개막한 가운데, 이 대회가 유발하는 경제 효과가 연간 351억엔(약 3천568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간사이(關西)대(수리경제학) 교수는 초근 선수, 학교 관계자, 팬 등의 교통비와 숙박비, 음식비, 입장료 등을 산정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입장객 84만명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직접적 소비지출은 162억엔(약 1천647억원)이었고 여기에 고화질 4K TV 수요 창출, 스포츠 잡지 판매 증가, 관련 산업 매상 증가, 고용 창출과 소비 증대 등을 더해 이 같은 계산이 나왔다.

미야모토 교수는 "입장료가 싼 편이고 대회 기간이 2주 정도로 짧은 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큰 경제효과를 낳는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일본의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지역 예선전을 치른 다음 본선에 진출하는 여름의 고시엔 대회 외에도 예선 없이 시도별로 추천을 받은 팀들이 출전하는 봄 고시엔 대회가 있다. 미야모토 교수는 앞서 봄 고시엔 대회의 경제 효과를 229억엔(약 2천328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여름 고시엔 대회만 봤을 때 연간 관객수는 작년까지 9년째 매년 80만명을 넘었다. 프로축구 J리그 출범 직후인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관객수가 줄기는 했지만 이후 스타 선수가 등장하고 명승부가 화제가 되며 관객수가 급속히 늘었다.

'고교야구의 경제학' 저자인 나카지마 다카노무(中島隆信) 교수는 고시엔 대회의 꾸준한 인기에 대해 "일부 사립고가 프로야구의 예비군화 되기는 했지만, 대체로는 순수함을 유지하고 있다"며 "고시엔 대회가 '옛날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팬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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