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5년간 31조로 가능할까…지출관리가 '열쇠'(종합)

입력 2017-08-13 17:33
수정 2017-08-13 17:34
'문재인 케어' 5년간 31조로 가능할까…지출관리가 '열쇠'(종합)

전문가도 의견 엇갈려…"의료이용 관리시 충분" vs "과소 추계했다"

복지부 "국고지원과 보험료 최소 인상으로 가능, 불필요 의료 통제한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 등 건강보험 적용을 못 받던 3천800여개 비급여 진료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문재인 케어'가 5년간 31조원으로 가능할지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21조원에 이르는 건강보험 누적 재정의 절반가량인 11조원을 투입하고, 그간 부족하게 이뤄지던 국고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보험료율을 지난 10년간 평균 인상률(3.2%) 정도로 올리면 30조6천억원을 마련할 수 있고, 사업 비용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 등에서는 의료비 지출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5년 뒤에는 '건강보험료 폭탄'이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 커지는 재원 논란…전문가들조차 의견 엇갈려

문재인 케어에 대한 재원조달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계획한 재원 확보방안이 적정한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는 5년간 30조원 투입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12조원의 비급여 의료비를 급여화하기로 하고, 본인부담률을 50·70·90%로 차등 적용하는 예비급여에 일단 편입시키게 되는데 본인부담률을 평균 70%로 잡을 때 나머지 30%인 3조6천억원은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게 된다"며 "5년간 부담액은 20조원 가량으로 국민의 의료이용 증가 등을 고려해도 30조원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비급여의 급여화로 의료비가 싸지면 의료이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대표적으로 초음파, MRI, 항암제의 이용량을 잘 모니터링하면서 총량 관리, 처방 기관 제한을 두면 의료이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대 중증질환 선별급여제도 운용 결과를 살펴보면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항목은 의료 가격이 낮아질 때 이용이 늘어났지만, 병원에서 수익 보전용으로 권유했던 의료 항목은 급여화 후에 이용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한국보건행정학회 회장을 역임한 사공진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30조6천억원은 과소추정됐다"고 지적했다.

사공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건보 보장성 강화를 위해 2018년까지 24조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는데, 건보 보장률을 63%에서 70%로 올리는 이번 대책에 들어가는 예산과 비슷하다"며 "이번 대책은 보장성 강화로 일어날 의료수요 급증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는 ▲ 현재 6%대인 보험료율 10%로 인상 ▲ 일용소득·양도소득에도 보험료 부과 ▲ 포괄수가제 확대 ▲ 수가 대폭 인상 억제 등의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번 대책이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보장성 강화에 발맞추어 보험료율을 높여야 할텐데 국민 정서상 궁극적으로도 소득의 10%를 상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관건은 '지출 통제'…복지부 "지출관리 사활걸겠다"

낙관과 비관이 혼재하는 가운데 복지부는 30조6천억원은 의료이용 증가율 등을 충분히 고려해 산출한 예산으로 앞으로 보험료 인상률은 3.2% 이하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노홍인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보험료율 조정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재원을 확충해 2022년 말에는 건강보험이 10조원 가량의 적립금은 보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국고지원을 확대해나간다는 점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보장성 강화와 고령화로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부가 인상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재정 지출 관리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이용, 노인의 요양병원 장기입원, 과도한 외래진료, 건보 수가 허위 청구 등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방안이 정책 초기에 나올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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