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관심주] 코스닥 상장 컬러레이 '차이나 포비아'에 울상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컬러레이홀딩스(이하 컬러레이)가 중국 기업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입성했으나 투자자들 사이의 소위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를 떨치지는 못했다.
지난 11일 코스닥시장에서 컬러레이는 전 거래일보다 6.91% 떨어진 3천770원에 거래를 마쳐 공모가인 3천8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상장 첫날인 지난 10일에는 이날 시초가(3천660원) 대비 10.66% 뛰어오른 4천50원으로 마감했으나 이날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날 올해 순이익의 20%를 현금 배당하겠다는 계획과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는 내용을 공시했으나 '약발'이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컬러레이는 해외 증시 상장을 위해 홍콩에 설립된 지주회사로 100% 자회사 '저장컬러레이' 및 손자회사 '더칭커러'와 실질적으로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되고 있다.
색조 화장품 원료인 펄 안료 생산이 주요 사업으로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유명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388억원의 매출에 2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영업이익률이 57.8%에 달하는 등 성장세와 안정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상장 과정은 순탄하지 못했다.
2011년 코스피에 상장했다가 분식회계로 상장 폐지된 '고섬' 사태 이후 잦아들지 않고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중국원양자원과 완리[900180]까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면서 차이나 포비아라는 말까지 나돌자 컬러레이 상장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는 희망 공모가 범위 산출 시 38~60%의 할인율을 제시했다.
눈높이를 낮췄음에도 기관 상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는 희망 범위 최하단인 3천800원으로 결정됐고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은 0.73대 1에 그쳐 미달 사태를 빚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러한 '중국 기피 현상'은 국내 상장을 준비 중인 중국 기업은 물론 이미 상장한 중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섬 사태 4년 넘게 명맥이 끊겼던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은 지난해 6곳이 상장하면서 다시 물꼬를 트는 듯했으나 올해는 컬러레이 1곳에 불과하다.
수산 양식 사료 제조업체인 그린소스인터내셔널은 중국에서 발생한 조류독감(AI) 때문에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 중인 중국 기업은 윙입푸드 1곳이다. 4∼5곳 정도의 중국 기업이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거래소와 사전협의를 진행 중이나 연내에 상장이 가능하지는 미지수다.
앞서 상장한 중국 기업의 주가 흐름도 좋지 못하다.
농업용 트랙터 휠 등 특수 목적용 기계를 제조하는 골든센츄리[900280]는 올해 들어 44%가량 내려앉았고 지난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크리스탈신소재[900250]는 24.4% 하락하는 등 상장 중국 기업 대부분이 작년 말보다 주가가 내려갔다.
국내 상장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자 한국거래소는 최근 증권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중국 기업 상장 진행 시 재무·회계 관련 사항 등을 더 꼼꼼하게 확인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가뜩이나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낮은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분식회계 같은 문제가 또 터지면 회복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증권사에 좀 더 신중하게 상장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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