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이 오늘날 우리 이야기로 다시 쓴 '동물원 이야기'

입력 2017-08-13 09:30
수정 2017-08-13 10:03
이윤택이 오늘날 우리 이야기로 다시 쓴 '동물원 이야기'

연희단거리패, 24일부터 연극 '노숙의 시' 공연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난해 세상을 떠난 미국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중 하나인 '동물원 이야기'(zoo story)가 지금 한국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난다.

연희단거리패가 24일부터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 무대에 올리는 '노숙의 시'는 올비의 첫 작품인 '동물원 이야기'를 이윤택 연출이 오늘날 한국을 배경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올비가 1958년 쓴 원작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내 같은 벤치에 앉게 된 '피터'와 '제리'의 대화를 통해 현대인의 고뇌와 고독, 소외와 함께 인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작품으로, 1970년대부터 꾸준히 국내 무대에 소개됐다.



이윤택 연출은 갈 곳 잃은 한국의 두 노숙자 이야기로 원작을 다시 썼다.

1976년 동백림사건부터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29 선언, 2016년 촛불집회에 이르기까지 근대사와 관련 깊은 인물인 '무명씨'와 직장을 잃고 가족을 포기한 채 노숙을 하는 '김씨'의 이야기 속에서 한국의 근대사를 관통한다. '무명씨'는 명계남이, '김씨'는 오동식이 맡아 묵직한 담론을 펼쳐낸다.

이윤택 연출은 재창작 이유에 대해 "잘 짜여진 현대영미희곡과 지금 이곳 우리의 동시대가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비가 바라본 1950년대 미국 사회와 지금 내가 바라보는 2017년 한국사회는 사회구성체가 전혀 다른 상황이고 그래서 지금 이곳 한국이란 동시대를 무대에 수용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9월17일까지. 전석 3만원. ☎ 02-766-9831.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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