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 날씨 '양극화'…서남부 '후끈'·동부 '선선'

입력 2017-08-11 17:59
수정 2017-08-11 19:03
말복 날씨 '양극화'…서남부 '후끈'·동부 '선선'

'서고동저' 날씨…백두대간 기점으로 기온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말복인 11일 서남부는 펄펄 끓고, 폭우가 내린 동해 일부를 포함한 동쪽은 선선한 '서고동저'형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0분 현재 폭염경보가 발효된 광주광역시, 전남 순천·광양을 비롯해 우리나라 서남부 지방에는 폭염특보가 내린 상태다.

광주광역시(풍암)는 이날 36.6도를 찍으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낮 최고기온을 기록했고, 경기 군포(35.2도)와 전남 보성·광양(35.0도), 서울(34.3도) 등에서도 35도 안팎의 고온이 나타났다.

반면 동쪽 지방은 비교적 선선했다.

이날 오전 호우특보가 발효되며 폭우가 쏟아진 강원 지역 중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은 곳은 하나도 없었다. 속초(25.3도)나 동해(25.9도), 강릉(26.6도) 등 30도를 한참 밑도는 곳도 많았다.

이처럼 백두대간을 기준으로 동서의 기온 분포가 확연히 엇갈린 것은 상대적으로 찬 공기를 품은 동풍 때문이다. 동풍이 산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는 '푄 현상' 탓에 동쪽만 시원하고 서쪽은 더운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북쪽에서는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고기압이 형성돼 동풍이 부는 조건이 갖춰졌다"면서 "이 동풍으로 동쪽이 선선한 가운데 태백산 사면에서 강수대를 발달시켜 일부 지역에 폭우가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풍은 산맥을 타고 반대편으로 내려올 때는 수증기가 증발하면서 온도 상승 효과가 발생하는데, 여기에 강한 일사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서쪽이 더운 이유"라고 덧붙였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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