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암시 50대 나흘만에 구해낸 119 구조견

입력 2017-08-11 17:50
극단적 선택 암시 50대 나흘만에 구해낸 119 구조견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실종됐던 50대를 119 인명 구조견이 나흘 만에 극적으로 구조했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11일 오전 9시께 부산 기장군의 한 야산에 쓰러져 있는 A(57) 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8일 오후 5시께 아들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을 끊었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남편이 모친 묘지에 들렀을 것"이라는 A 씨 아내의 말에 따라 주변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해 A 씨가 근처 도로를 걸어가는 모습을 포착하고 119에 합동수색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부산소방안전본부는 곧바로 인명 구조견을 차례로 투입해 일대를 수색하기 시작했고 11일 오전 8시 33분께 투입된 구조견 '바람'(셰퍼드·5세)이 20여 분 뒤 야산 깊숙한 곳에서 크게 짖었다.

핸들러인 김용덕 소방위가 바람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A 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A 씨는 술을 마시고 수면제를 복용해 쓰러져 있었으며 옷이 찢어진 채 온몸에 찰과상을 입은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은 나흘간 아무것도 먹지 못해 기력이 거의 소진된 A 씨를 급히 병원으로 옮겼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견 바람은 올해 5월 국제 공인 수색능력 평가에서 수색구조 분야 최고 등급을 받았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바람과 함께 천둥(골든리트리버), 세종(마리노이즈) 등 인명 구조견 3마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각종 재난 현장에 500여 차례 출동해 60여 명을 구조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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