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러, 쿠릴열도서 군사훈련…美 MD강화 견제"

입력 2017-08-11 09:55
NHK "러, 쿠릴열도서 군사훈련…美 MD강화 견제"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러시아군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의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과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섬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러시아군의 이번 훈련이 북한의 위협을 내세워 동북아시아에서 미사일방어(MD) 시스템 배치 등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보도에 따르면 극동 시베리아를 관할하는 러시아 국방부 동부군관구는 10일 쿠릴열도 훈련장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동부군관구는 훈련이 실시되고 있는 섬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NHK는 훈련장소의 지명으로 보아 이투룹과 구나시르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훈련에는 1천 명 이상의 병력과 100여 대의 탱크 등이 투입돼 지휘관끼리의 연락과 합동작전 등을 중심으로 포격과 전술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 정세를 구실로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 미사일방어 시스템 배치를 추진, 러시아의 핵전력을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러시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를 비롯한 미국 미사일방어(MD)망의 전 세계적 확장을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며 합당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은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한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세계 주요 언론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초 유럽 지역 MD망 구축의 이유로 이란의 핵미사일 위협을 들었던 미국은 이란과 서방이 핵 프로그램 중단 협정을 체결해 위협이 없어진 지금도 MD 구축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미국 MD 시스템 확장을 무기력하게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며 이는 한국에 배치되는 미국 MD 시스템(사드)에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NHK는 이런 전후 사정을 고려할 때 러시아군의 쿠릴열도 군사훈련은 동북아시아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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