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최악 가뭄에 농작물 초토화…생태계도 위협
세르비아·헝가리·루마니아 등 피해 극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세르비아와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 발칸반도 국가와 헝가리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과 가뭄으로 혹독한 여름을 나고 있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한동안 한풀 꺾였던 이들 국가의 낮 기온은 이날 39도까지 다시 치솟았다.
이 지역에는 올여름 더위로 수명의 사상자가 생겼고 산불 피해도 발생했다.
세르비아는 극심한 가뭄 때문에 옥수수의 60%가 말라죽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르비아 환경부는 전국에서 하천 수위가 급격히 낮아져 어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비아 북부 파디나의 해바라기밭은 초토화됐다.
옥수수와 해바라기를 재배하는 파벨 토르다지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옥수수는 전부, 해바라기는 절반가량 가뭄 때문에 말라 죽었다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농사를 짓는데 보상받을 방법도 없다. 비가 와도 이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세르비아의 옥수수 재배 면적은 100만 ha에 이르는데 서유럽과는 달리 대부분의 농경지가 농업용수를 댈 수 있는 관개시설이 열악해 가뭄에 취약하다.
세르비아 정부는 절수는 물론 하수 배출도 자제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강에 있는 물고기들이 하수와 공장 폐수로 떼죽음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헝가리에서는 국립공원에서 새들의 숫자가 줄었다. 새끼를 기를 수 있는 서식지의 하천과 숲이 가뭄으로 말랐기 때문이다.
황새 서식지로 유명한 코로스-마로스 국립공원의 황새 둥지에는 황새 새끼들의 숫자도 감소했다. 너덧 마리씩 있던 새끼들이 올해는 한 마리만 있는 둥지도 다수 발견됐다.
루마니아는 올 여름 초 폭염 때문에 포도, 사과, 복숭아 수확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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