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정후 父子, 무르익어가는 '동반 태극마크'의 꿈

입력 2017-08-10 17:07
이종범·정후 父子, 무르익어가는 '동반 태극마크'의 꿈

이종범, 대표팀 외야 및 주루코치 선임

이정후는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선발 유력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BO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부자(父子)'로 자리매김한 이종범(46)·정후(19) 부자가 함께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커졌다.

KBO는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대회에서 선동열 감독과 함께 대표팀을 이끌 코치진을 확정해 10일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대표팀 외야 및 주루코치로 선임된 이종범이다.

2006년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한일전에서 역전 결승타로 '애국가' 단골손님이 되기도 했던 이종범은 2014년 한화 이글스 주루코치를 끝으로 현장을 떠났다가 3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다.

추후 이정후가 대표팀 외야수로 합류하게 되면, 부자가 한 대표팀에서 코치와 선수로 한솥밥을 먹는 걸 볼 수 있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로부터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정후는 고졸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빼어난 기량을 뽐내 신인상을 사실상 예약했다.

팀이 치른 106경기에 모두 출전한 이정후는 타율 0.338(448타수 133안타), 2홈런, 35타점, 83득점, 9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벌써 "야구 센스나 재능은 아버지보다 못할 게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작년까지 청소년 국가대표로 활약해 이미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아 본 경험이 있는 이정후는 첫 성인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대회는 만 24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한다. 와일드카드가 주어지지만, 향후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젊은 선수가 주축이 된다.

현재 KBO리그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24세 이하는 이정후와 하주석(23·한화 이글스), 구자욱(24·삼성 라이온즈), 김하성(22·넥센)까지 4명뿐이다.

이들 중 이정후의 타율이 가장 높고, 외야수는 이정후와 구자욱 둘뿐이다. 만약 시즌 후반 이정후의 페이스가 떨어지더라도 대표팀은 '미래 대표팀 주축'이 될 그를 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가 대표팀에 승선하면 한국 야구에 새로운 역사가 탄생한다.

KBO는 "프로 선수들로만 구성된 사실상인 '드림팀'인 2006년 WBC 대회 이후 아버지와 아들이 대표팀에 선발된 사례가 없다"고 확인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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