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아끼면 보상받는 '국민DR' 어떻게 운영되나
2만5천여 가구 실증시험…전력소비 줄이면 통신비 할인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국민DR시장'은 기업이 전기를 덜 쓰는 대신 정부 보조금을 받는 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 거래시장 제도를 일반 가정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국민이 자발적으로 전력 감축에 동참하고 보상받는 제도로 정부는 이 제도가 정착될 경우 발전기 건설비용 절감과 에너지 소비 효율화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일 산업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에너지 빅데이터 업체인 '인코어드'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연구과제로 국민DR 실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1만2천여 가구가 참여했고 올해에는 2만5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국민DR 제도를 시험하고 있다.
산업부는 실증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DR 운영 규칙과 보상 방식 등을 정하고 내년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민DR은 현재 기업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DR시장 제도와 유사하게 운영될 전망이다.
현재 실증시험에 참여하는 가구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특정 시간 동안 전력감축을 요청받으면 조명을 낮추거나 보온밥솥을 끄는 등의 방식으로 참여한다.
각 세대에는 스마트미터가 설치돼 원격으로 실시간 세대별 전력 사용 현황과 전력감축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요청대로 전기사용을 줄인 가구는 감축량에 따라 일종의 보상을 받는다.
예를 들어 통신사 요금 할인이나 케이블 TV VOD 무료 이용권, 고객 명의의 자선단체 기부 등이다.
실제 인코어드와 함께 연구과제 사업자로 선정된 LG유플러스는 참여 고객이 주 1회 특정 시간에 전력 사용량 절감 미션을 받고 이에 성공하면 통신비 할인, 모바일 쿠폰 등을 주고 있다.
산업부는 아직 보상 수준을 정하지 않았다.
산업부가 DR시장을 일반 가정으로 확대하는 이유는 집이나 상가에서 쓰는 냉난방이 여름·겨울철 최대 전력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일반 가정 사용량이 많게는 피크 시간대 전력수요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민DR은 기업DR보다 어려운 점이 있다.
기업의 경우 17개 민간 수요관리 사업자가 3천195개 기업을 관리하지만, 일반 가정은 가구당 전력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충분한 효과를 보려면 수백만 세대가 참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제도에 참여하게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정부는 통신사 등 이미 다수의 고객을 확보한 기업이 중간에서 수요관리 사업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탈원전 반대 진영에서는 정부가 원전을 더 지을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만들려고 일반 가정의 전력 사용까지 줄이려고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산업부는 이 정책이 탈원전과 관련이 없으며 제도 참여는 강제가 아닌 자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2015년 10월 국민DR 도입 등을 포함한 '수요자원 거래시장 중장기 육성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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