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 북 억류 임현수 목사 석방에 함구…가족 등 '환호'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국가전복 혐의로 북한에서 무기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석방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와 관련, 캐나다 정부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전날 북한이 병보석으로 석방한 임 목사가 언제, 어디로 귀국할지는 물론 석방 교섭 경위 등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 대니얼 장 총리안보보좌관이 이끄는 6명의 정부 특사단은 지난 6일 평양을 방문, 북한 당국을 상대로 임 목사의 석방을 위한 최종 협의를 벌였으며 북한은 전날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임목사를 병보석으로 석방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정부 특사단이 방북 기간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았으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북한 당국의 석방 결정을 예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석방 소식이 알려지자 임목사가 담임목사로 재직하던 토론토의 큰빛교회와 가족들은 이를 반기며 크게 기뻐했다.
이날 교회에는 곳곳에서 축하 전화가 걸려왔고 교회 안팎에는 '귀환 환영'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내걸려 그를 반기는 모습이었다.
이 교회 부목사 존 배 씨는 "좋은 소식이 있게 해 달라고 그동안 열심히 기도했다"며 "캐나다 정부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하고 임목사의 건강도 기원했다.
한인 최초의 여성 연방 상원의원으로 임 목사 석방 운동을 벌여온 연아 마틴(한국명 김연아) 의원은 "기쁘고 안도한다"고 말했다.
마틴 의원은 북한의 석방 결정이 최근 북한 억류 중 미국으로 귀환했다가 사망한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전례를 우려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틴 의원은 임 목사 가족이 복역 중인 그에게 의약품을 보내기도 했으나 전달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임목사 건강이 악화해 체중이 20㎏이나 줄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임 목사는 북한에서 영양실조와 고혈압, 관절염, 위장병 등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캐나다 언론은 임목사의 석방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북한 사이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대목에 관심을 보였다.
임목사는 20여 년 동안 북한을 100여 차례 방문하며 아동보호 및 교육 사업 등 인도적 활동을 펴다가 지난 2015년 국가전복 혐의로 전격 체포돼 재판에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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