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400m 이변…프랜시스, 필릭스·밀러-위보 제치고 우승
바레인의 혼혈 선수 나세르도 이변의 은메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필리스 프랜시스(25·미국)가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400m 정상에 올랐다.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부 최대 이변이다.
프랜시스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400m 결승에서 49초92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었다.
이변의 레이스였다.
애초 여자 400m는 쇼네이 밀러-위보(23·바하마)와 앨리슨 필릭스(32·미국)의 2파전으로 점쳐졌다. 밀러-위보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 2015 베이징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차지했다. 필릭스는 2016년 리우올림픽 은메달,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한 베테랑 스프린터다.
300m를 지나 직선 주로에 돌입할 때까지만 해도 예상했던 결과가 나오는 듯했다.
밀러-위보는 비가 내리는 트랙을 힘차게 질주하며 선두로 내달렸다. 필릭스가 밀러-위보의 5m 정도 뒤에서 직선 주로에 진입했다.
하지만 결승선이 50m 정도 남은 상황에서 밀러-위보의 속도가 뚝 떨어졌고, 이내 왼발을 절뚝였다. 발목이 꺾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사이 프랜시스와 살와 나세르(19·바레인)가 엄청난 막판 스퍼트로 추격했다.
밀러-위보는 4위로 처졌고, 프랜시스와 나세르, 필릭스가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나세르는 50초06으로 2위, 필릭스가 50초08로 3위를 차지했다.
프랜시스는 자신도 믿기지 않은 듯, 몇 차례나 전광판 기록을 확인한 뒤 환호했다.
나이지리아인 어머니와 바레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나세르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여자 400m에서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나세르는 바레인 기록도 만들었다.
필릭스는 동메달을 추가해 총 세계선수권 메달 14개로 우사인 볼트, 멀린 오티와 이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선 것에 만족해야 했다.
300m 지점까지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고도 왼발 통증으로 4위(50초49)에 그친 밀러-위보는 신발을 벗고 허탈한 표정으로 트랙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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