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줄로, 군사옵션론 경계…"제2 한국전 발발 주의해야"
"예방타격, 현실적 대가 따른다…미국민 인명 위험 처하게 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도널드 만줄로 소장이 제2차 한국전쟁 발발 가능성을 거론하며 최근 부상하고 있는 대북 군사옵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10선 하원의원 출신인 만줄로 소장은 9일(현지시간) 안보 전문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제2의 한국전쟁을 주의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행동이 어떤 시점에서 미국에 선택의 여지를 없앨 수 있지만 '예방 타격(preventive strike)'을 제안하는 사람들은 그에 따른 현실적인 대가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방 타격이란 전쟁 발발의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위협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으로, 적의 공격 징후가 있을 때 이를 즉각 제거하는 '선제 타격(preemtive strike)'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스라엘군이 1981년 6월 7일 감행한 이라크 오시락 원자로 폭격이 '예방 타격'의 대표적 사례다.
만줄로 소장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막으려는 미국의 군사적 예방 노력으로 한반도에 충돌이 발생하면,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에는 무서운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북한 위협을 제거하고자 한국과 일본의 지지 없이 예방적 군사행동을 한다면 미국이 보호하기로 조약을 맺은 한일 양국을 스스로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이라며 "예방적 군사행동이 제2의 한국전을 촉발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맹국의 협력 없이 예방 타격을 하는 것은 미국의 국제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면서 "우방들이 더는 우리의 약속을 신뢰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만줄로 소장은 또 "북한이 핵무기를 배치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예방 타격은 미국인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면서 "한국과 일본에는 7만5천 명 이상의 미군이 있고, 한국에는 13만6천 명 이상의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인들을 미리 대피시키려는 시도는 (대북) 공격이 임박했다는 명백한 신호를 북한에 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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