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사드 여파 언제까지…3월 이후 중국 수출길 막혀

입력 2017-08-10 08:00
게임업계 사드 여파 언제까지…3월 이후 중국 수출길 막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 업계 팽배…동남아로 눈 돌리기도"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갈등으로 올해 3월 이후 국내 게임사가 중국에서 신규 판호(版號; 서비스허가권)를 한 건도 받지 못하고 있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권한으로, 판호 없이는 중국 내 게임 신작을 출시할 수 없다.

최근 북한의 2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후 우리 정부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로 양국 관계가 또다시 경색되면서 업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 중 3월 이후 중국에서 판호를 받은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올해 초 엔씨소프트[036570]가 '리니지 레드나이츠'로, 넷마블이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각각 판호를 신청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판호가 언제쯤 나온다는 가늠조차 되지 않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넷마블 관계자 역시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게임산업 보호 정책에 따라 원래도 한국 게임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사드 문제가 터지면서 진출이 완벽히 막혔다"며 "이제는 사드 문제가 풀리더라도 수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업계에 팽배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내 게임 출시 일정도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해당 게임들의 중국 출시가 연내를 넘어 일러야 내년 초에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중소 게임사들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중국 진출은 막혔지만 기술력과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에 진출하는 경우는 많아져 한국과 중국 양쪽에서 고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3∼4년 전보다 규모가 커진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려는 게임사들도 생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가망이 없는 중국보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들이 많아지는 추세"라면서 "대형 게임사들도 어려운 상황에 중소 게임사는 양국 분위기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드 여파로 올해 1분기 기준 게임 수출액은 약 3억585만9천6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전 분기 대비 8.2% 하락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중국사업피해 신고센터에는 피해사례 신고마저 멈춘 상태다.

신고센터가 설치된 3월 16일부터 이달 9일까지 5개월간 들어온 피해사례는 총 59건이다. 장르별로는 방송 14건, 게임 27건, 애니메이션 4건, 엔터테인먼트·음악 6건, 영화·캐릭터 4건, 기타 4건 등이다. 게임의 경우 5월 이후 추가 접수 건수는 없다.



srch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