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이정수,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평창올림픽 재도전

입력 2017-08-09 19:03
쇼트트랙 이정수,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평창올림픽 재도전

이정수, 선수 인생에서 네 번째 전향…"매스스타트 노린다"

무소속으로 외로운 도전 중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남자 쇼트트랙 간판 이정수(28)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올림픽 재도전에 나선다.

이정수의 측근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이정수는 최근 평창올림픽 도전을 위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다시 전향했다"며 "한동안 한국체대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대한항공), 김보름(강원도청) 등과 훈련했으며, 현재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이동해 이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수는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중 쇼트트랙과 흡사한 '매스스타트'와 장거리 종목 출전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수의 스케이팅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2년 동안 활약하다가 6학년 때 쇼트트랙으로 바꿔 탔다.

그는 쇼트트랙 선수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지만, 부상과 부진이 계속되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쇼트트랙으로 재복귀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월드컵 4차 대회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고, 올해 초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남자 대표팀 주장으로 출전해 1,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지난 4월 평창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서 8위로 고배를 마시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상위 4명에게 주어지는 평창올림픽 출전권뿐 아니라 상위 5명에게 주어지는 새 시즌 ISU 쇼트트랙월드컵 출전권도 따지 못했다.

결국, 이정수는 선수 인생에서 네 번째 전향을 선택했다.

이정수 측 관계자는 "이정수는 스피드스케이팅 팀이 없는 전 소속팀 고양시청에서 나와 무소속으로 훈련하고 있다"며 "본인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정수는 쇼트트랙처럼 전략이 필요한 매스스타트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매스스타트는 이정수 같은 장거리 선수에게 유리해 도전을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수가 스피드스케이팅 전향을 결심했다고 해서 평창올림픽 출전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길은 험난하다.

평창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출전권은 단 두 장이다.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선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야 하는데, 남자 장거리엔 지난 시즌 매스스타트 세계 1위를 기록한 이승훈,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2관왕 김민석(평촌고) 등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다.

아울러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선 ISU에서 공인하는 국제대회에서 기준 기록도 넘어야 한다. 이정수로선 쉽지 않은 도전이다.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은 10월 중순에 열린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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