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국유기업 무더기 도산 우려한 中, 170조원 빚 출자전환
GDP 170% 달하는 기업부채 우려 커져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중국 경기가 갈수록 둔화하면서 부실 국유기업이 무더기로 도산할 것을 우려한 중국이 1조위안(약 170조원)에 달하는 출자전환을 단행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금융권이 철강·석탄·화학·기계 등 부채비율이 높은 업종의 국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조위안의 부채를 출자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부실 국유기업의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면, 부채비율이 낮아져 생존 가능성 또한 높아지게 된다.
2008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지나지 않았던 기업 부문 부채는 지난해 170%까지 뛰어올랐다.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의 총부채는 15조7천억달러(약 1경8천조원)에 달해 다른 나라 평균의 2배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이들 부실 국유기업의 대규모 도산이 발생할 경우 금융시장 전반에 큰 충격을 줄 것을 우려해왔다.
이번 출자전환 조치는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제시한 것으로, 1990년대 부실 국유은행 정리 때도 시행됐다.
당시와 다른 것은 이번에는 시장 원칙에 따라 금융권이 출자전환 대상 기업과 조건을 정하는 데 있어 주도권을 갖는다는 점이다.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내놓은 출자전환 규정 초안에 따르면 지방 상업은행이 출자전환 과정에서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금융기관으로는 42개 증권사와 20개 보험사, 일부 신탁회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ING은행의 이코노미스트 아이리스 팡은 "은행들이 50% 이상 지분을 갖게 된다는 것은 이들이 출자전환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지방정부가 출자전환을 좌지우지할지 모른다는 시장의 우려를 덜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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