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교육청, 개학 앞두고 교직원 1천 명 또 해고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교육구인 시카고 교육청(CPS)이 새 학기 개학을 앞두고 또다시 교직원 대량 해고 조치를 내렸다.
CPS는 8일(현지시간) 일리노이 주 교육예산 지원 결핍을 이유로 들며 교사 356명(초·중등학교 240명·고등학교 116명)과 교직원 600명 등 최소 956명이 곧 해고 통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CPS는 결원이 생긴 교사 500명은 학사 일정이 시작되기 전 충원할 예정이라며 "해고 대상자들도 신규 채용에 지원 가능하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브루스 라우너 주지사는 CPS 재정운용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며 CPS 운영에 실질적인 권한을 쥔 민주당 소속의 람 이매뉴얼 시장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라우너 주지사는 CPS 측에 예산 편성 시 (상세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2억5천만 달러(2천800억 원) 규모 포괄보조금(Block Grant) 항목 삭제, 최소 예산 규정(minimum funding requirement) 해제, 막대한 규모의 교원 연금 적자에 대한 고려 배제 등을 적정 교육예산 지급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일리노이 주 의회는 지난달 새로운 교육예산 개혁안을 승인해 주지사 사무실로 이관했으나, 라우너 주지사는 불만족스러움을 표현하며 서명을 거부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일리노이 주 의회와 주지사가 새로운 예산 편성안에 합의하기 전까지는 어떤 공립학교도 주 예산을 받을 수 없다"며 현재 양측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 교육청은 뉴욕, LA 통합교육청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학군이다. 2014~2015년 기준 총 660개 학교에 약 39만7천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교사 2만2천여 명, 교직원 3만7천여 명, 연간 예산은 57억 달러(약 6조5천억 원)에 달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이매뉴얼은 2011년 시카고 시장 취임 이후 공교육 개혁과 시 재정 위기 등을 명분으로 운영 실적이 부진한 학교를 폐쇄 또는 통폐합함과 동시에 매년 1~2천여 명에 달하는 교직원 감원을 추진했다. 그러나 흑인 저소득층 주거지역의 학교 문을 닫으면서 차터 스쿨을 늘리고 백인 동네 학교에 대규모 재정 지원을 감행, 빈부차별·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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