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준생이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를?…수상한 매매거래 조사
뚜렷한 벌이가 없이 상반기 10억 반포아파트 매입 등 4채 보유자도 대상
고액 프리미엄 아파트 분양권 12회 양도하고 400만 원 세금 사례도 조사
탈세, 불법 행위 조장하고 실제로 투기에도 나선 중개업자들도 포함
고액 전세 세입자도 편법 증여 혐의로 대상으로 선정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27세 A씨는 별다른 소득이 없는 취업준비생이지만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와 분양권까지 가진 '금수저'다.
뚜렷한 벌이가 없는 B씨도 올해 상반기 반포에 10억원 상당 아파트를 매입했다. 자신 명의 기존 주택 3채에다가 반포 아파트까지 보유 주택이 모두 4채로 늘었다.
국세청은 이들과 같이 30세 미만이면서 고가 주택을 취득한 사람과 다주택 보유자, 시세보다 분양권 프리미엄을 과소신고 한 사람 등 286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9일 밝혔다.
국세청은 서울 전역, 경기 일부, 세종, 부산 등 청약조정대상 지역뿐 아니라 기타 주택 가격 급등지역 부동산거래를 분석해 탈루혐의가 짙은 대상자를 선정했다.
다주택 보유자, 고가 주택을 보유한 연소자 중에서는 주택을 사들인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 변칙증여 혐의가 있다고 보고 세무조사 선상에 올렸다.
다운계약서 작성 혐의가 짙은 사람들도 대상이다.
실제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혁신도시에서 고액 프리미엄이 형성된 아파트 분양권을 12차례나 양도하고도 세액은 400만원만 납부한 사례도 있다.
청약 당시 경쟁률이 33대1에 달했고 현재 프리미엄 시세도 4억원인 강남 지역 아파트 분양권을 양도하고도 양도차익이 없다고 신고해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부동산 탈세, 불법 행위를 조장하고 실제로 투기에도 나선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대상에는 다수 부동산 물건을 중개하면서 사업소득 신고를 누락하고, 본인 명의로 분양권을 거래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양도소득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 중개업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임대업자인 시아버지에게서 전세자금을 받아 강남 대치동에 있는 전세금 15억원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액 전세 세입자도 편법 증여 혐의로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수십 채 빌라를 신축 판매하고 다수 주식, 고급 외제 차를 보유하면서 호화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소득을 축소 신고해 탈세 혐의가 있는 주택 신축 판매업자도 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은 거래 당사자, 가족은 물론 관련 사업체까지 세무조사를 벌이고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관계기관에 통보·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다운계약서 등 거짓계약서를 작성하면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 등을 충족하더라도 양도자, 양수자 모두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양수자는 해당 부동산을 추후 양도할 때 무신고(과소신고) 가산세 40%, 납부 불성실 가산세(연 10.95%)를 포함해 양도소득세를 내고 부동산 취득가액의 5%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올 상반기에도 부동산거래와 관련해 총 2천1건을 조사해 양도소득세 탈루, 부동산 취득자금 변칙증여와 같은 혐의를 확인해 2천672억원을 추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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