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뇌 부위따라 활성 강도 큰 차이"

입력 2017-08-09 09:30
"남녀, 뇌 부위따라 활성 강도 큰 차이"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뇌와 관련된 질환은 남녀 간 유병률이 너무나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

그 한 예로 알츠하이머 치매는 미국의 경우 여성의 유병률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또 우울증 유병률도 여성이 남성보다 거의 2배나 높다.

반면 자폐증(자폐스펙트럼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정신발달장애는 남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특히 자폐증 유병률은 남성이 여성의 4.5배나 된다.

이러한 차이는 특정 뇌 부위의 활성 강도가 남녀 간 크게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신경정신의학 전문 의료기관인 에이멘 클리닉(Amen Clinics)의 대니얼 에이멘 박사는 여성은 활성 강도가 상당히 높은 뇌 부위가 남성에 비해 훨씬 많으며 특히 충동 조절, 감정, 기분 등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활성 강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8일 보도했다.

그의 연구팀은 건강한 남녀 119명과 ADHD, 양극성 장애(조울증), 조현병 등 정신장애 진단을 받은 남녀 2만6천683명이 머리를 쉬고 있을 때와 집중하고 있을 때 찍은 뇌 SPECT(단일광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 영상 자료를 이용, 128개 뇌 부위의 혈류와 활동 패턴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은 65개 부위, 남성은 9개 부위에서 기본적으로 활성 강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집중 시에 활성 강도가 높아지는 부위도 여성이 48개 부위로 남성의 22개 부위보다 훨씬 많았다.

활성 강도가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난 여성의 뇌 부위는 충동 조절, 의사 결정 등을 관장하는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과 감정, 기분, 불안 등을 관장하는 변연계(limbic region)였다.

이는 우울증 같은 기분 관련 정신장애가 여성에게 빈발하고 여성이 감정이입(empathy)과 자기제어(self-control)가 강한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일 수 있다고 에이벤 박사는 지적했다.

이에 비해 남성은 시각정보 처리, 공조(coordination)와 관련된 뇌 부위가 여성보다 활성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간 특정 뇌 부위의 활성강도 차이는 치매 같은 뇌 질환 위험의 남녀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에이멘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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