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해운동맹' 14개 선사 뭉쳤다…한국해운연합 출범
2020년까지 선복 교환·항로 합리화·신항로 개척 등 협력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한진해운 파산과 저가 운임 경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한 국내 해운 선사들이 한국형 해운동맹을 결성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한국선주협회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국적 컨테이너 선사 14곳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해운연합'(KSP·Korea Shipping Partnership)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진행했다.
출범식을 겸한 이날 행사에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참석해 "KSP 출범을 계기로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 전략적 경영으로 한국 해운업의 격(格)을 한 단계 높여 달라"고 축사했다.
KSP는 아시아 해운 시장에서 활동하는 국적 컨테이너 선사 14곳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해운동맹이다.
현대상선과 SM상선을 비롯해 고려해운, 남성해운, 동영해운, 동진상선, 두우해운, 범주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 태영상선, 팬오션, 한성라인, 흥아해운 등 컨테이너 해운사들이 모두 참여했다.
기존에도 현대상선과 장금상선, 흥아해운이 'HMM+K2'를 결성하는 등 일부 선사가 소규모 협력체를 결성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모든 국적 컨테이너 선사가 참여하는 협력체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사들은 MOU에서 ▲ 선복(적재화물) 교환 확대 ▲ 항로 합리화 ▲ 신규항로 공동 개설 ▲ 해외 터미널 공동 확보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국내 선사 간 과잉 공급으로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노선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회복을 도모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동남아 항로를 운영하는 국내 주요 선사 8곳의 영업이익은 2014년 1천666억원에서 지난해 604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국내 선사들이 태국 노선은 12개, 베트남 하이퐁 노선은 13개 운영하는 등 과도한 경쟁으로 수익성을 스스로 깎아 먹는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선사들은 KSP를 통해 비효율 노선을 합리화하고, 선사마다 지닌 장점을 최대한 살려 최근 인수합병(M&A) 전략으로 몸집을 키우는 중국·일본 등 경쟁 선사들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KSP에 참여한 선사 관계자는 "기존 항로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각 선사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조정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공존을 위한 양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SP는 결성식 이후 연말까지 구체적인 운영규정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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