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안중근 동상' 한중관계 개선 물꼬 틀까

입력 2017-08-08 11:39
수정 2017-08-08 16:59
의정부 '안중근 동상' 한중관계 개선 물꼬 틀까

제막식에 양국 고위급 참석 검토…의정부역 공원에 설치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경기도 의정부시의 '안중근 동상'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불편해진 한중관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측에서 기증한 안중근 동상 제막식에 양국의 고위 관료가 참석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막식 일정은 조율 중이다.

의정부시는 8일 의정부역 앞 광장에 조성 중인 근린공원에 안중근 동상을 전격적으로 설치했다.

동상은 2.5m 높이의 청동으로 제작됐으며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고자 달려가면서 품 안에서 총을 꺼내는 형상이다.





안중근 동상은 중국 내 유력 민간단체인 차하얼(察哈爾) 학회가 쌍둥이 동상을 만들어 한 개를 의정부시에 기증했다.

동상은 차하얼 학회가 제작비와 운송비용을 부담, 지난 5월 11일 인천항을 통해 의정부에 도착했으나 의정부시는 그동안 차하얼 학회와의 약속 때문에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지난 7일 복합문화단지 관련 브리핑 자리에서 안중근 동상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안 시장은 "안중근 의사에 관해서는 한국, 중국, 북한, 일본 등이 미묘한 관계에 있고 사드 문제까지 발생해 차하얼 학회 측이 당분간 비공개를 간곡히 요청했다"며 "이 학회 고문인 임창열 킨텍스 사장이 다리를 놔줘 의정부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서울에서 한팡밍(韓方明) 차하얼 학회 주석을 만나 동상 제막식 때 고위 관료 참석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안 시장은 "당시 안중근 동상을 한중 우호관계 물꼬로 만들자는 얘기를 했다"며 "한 주석이 대통령 참석 가능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해 지역 국회의원인 문희상 의원을 통해 타진하겠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한 주석도 중국 내 서열 3위 이상의 인사를 제막식에 참석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차하얼 학회는 2009년 중국 정·재계와 학계에 영향력이 있는 한 주석이 주도해 만든 단체로, 국제전략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외교·국제관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 주석은 안중근 장학금을 받고 공부해 평소 안중근 의사를 존경했고 동상 기증에도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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