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야 물렀거라" 한여름에도 오싹 만장굴, 바람 솔솔 숲길
제주 이색 관광지 해변만큼 인기 폭주…"폭염에 강수 적어 야외로"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폭염이 유난히 기승을 부린 올여름 제주 천연동굴과 숲길 등 이색 피서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수욕장과 계곡 외에도 제주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천연동굴과 울창한 숲길이 피서객들을 반기고 있어서다.
세계적 규모의 천연동굴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에는 올해 6∼7월 두 달간 17만8천637명이 찾았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5만2천842명이 찾은 것에 견줘 16.9% 늘었다.
만장굴은 길이가 약 7.4㎞로, 주 통로는 폭이 18m, 높이가 23m에 이르는 세계에서도 규모가 큰 편에 드는 동굴이다.
탐방은 제2입구 1㎞만 가능하다.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바깥 날씨와는 달리 굴 안은 땅속 깊은 곳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동굴 안은 영상 12~13도로 늦가을에서 초겨울 기온이다.
탐방객들은 준비해둔 외투를 입고서야 오래 버틸 수 있다.
만장굴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여름철 들어 하루에 많게는 탐방객 5천여명이 찾는다"며 "작년보다 올해 여름이 더 더운 것인지 탐방객들이 훨씬 늘었다"고 말했다.
전국 걷기 열풍을 불러온 제주 올레길을 더위 때문에 걷지 못한다면 숲길을 찾아가면 된다.
울창한 숲길 사이로 솔솔 불어오는 자연 바람을 맞으며 얼마든지 여름을 즐길 수 있다.
삼나무 수림이 울창한 절물자연휴양림에는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산책로의 경사도 완만해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도 이용하기 편하다.
무엇보다도 제주 시가지와 자동차로 30∼40분 거리로 가까워 탐방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절물자연휴양림은 올해 6∼7월 15만7천272명이 찾아 전년 같은 기간(14만4천224명)과 비교해 9% 증가했다.
서귀포자연휴양림, 한라생태숲, 붉은오름자연휴양림도 인기다.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의 경우 올해 6∼7월 탐방객이 1만5천여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35.6% 늘었다.
사려니숲과 한라산둘레길을 찾는 탐방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휴양림 등 숲길을 산책하다 보면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으며 특히 노루나 까마귀를 간간이 볼 수 있다.
또 한라산 관음사 지구 야영장에서는 밤마다 기승을 부리는 열대야를 피해 장기간 텐트를 쳐 야영하는 피서객들이 있다.
지대가 높아 새벽녘에는 한기까지 느껴지다 보니 야영장 명당마다 피서객들이 자리를 펼쳤다.
야영장에서 출퇴근까지 하며 숙식도 해결한다.
절물자연휴양림 관계자는 "올해 같은 경우 5월부터 더웠을뿐더러 비가 거의 오지 않아서 휴양림 등 야외로 오는 탐방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외 사설 관광지로는 얼음 동굴을 감상하는 아이스뮤지엄과 다양한 꽃들이 즐비한 카멜리아힐 등도 피서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ko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