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신임요직 절반가까이 '시진핑 사람'…"19차당대회서 전면부상"

입력 2017-08-07 18:41
中신임요직 절반가까이 '시진핑 사람'…"19차당대회서 전면부상"

시 측근들, '반부패'로 생긴 공석 차지…黨·政·省 전방위 진출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새로 임명된 중국 내 고위 요직의 절반 가까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사람들로 채워졌으며, 이들이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전면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 취임 후 4년여 맹렬하게 전개된 반부패 사정과 정년퇴직 등으로 공석이 된 고위직에 시 주석에게 충성해온 측근과 지인들이 속속 들어앉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 중 23개 성의 당서기가 바뀌었으며, 24개 성은 새로운 성장이나 시장이 들어섰다.

행정부라고 할 국무원에서는 8개 부처의 부장(장관)과 4개 위원회의 위원장이 교체됐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등 공산당 내 주요 조직의 요직 8개 자리도 바뀌었다. 이를 모두 합치면 총 67개 고위직이 교체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푸젠(福建)성, 저장(浙江)성, 상하이시와 중앙당교 등에서 시 주석과 함께 일했던 이른바 '시자쥔(習家軍)'은 15명, 시 주석의 측근과 같이 근무했던 사람은 14명에 이르는 것으로 SCMP는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교체된 67개 고위직의 절반 가까운 29명이 '시진핑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셈이다.





이처럼 급부상한 시 측근의 대표주자는 중국 차기 주자로 꼽혀온 쑨정차이(孫政才·53) 전 충칭시 서기의 낙마 후 그 자리를 꿰찬 천민얼(陳敏爾·57)이다. 그는 구이저우(貴州)성 서기에서, 이번 당 대회에서 최고지도부 7인 상무위원에도 진입이 가능한 충칭시 당서기 자리에 올랐다. 충칭시 당서기는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톈진(天津) 당서기와 더불어 상무위원으로 도약 가능한 자리로 통한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 시절 선전부장을 맡아 현지 신문에 시진핑 칼럼 초고를 4년이나 썼을 정도로 심복이다.

푸젠·저장성 등에서 시 주석과 17년이나 같이 일한 핵심 측근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시장도 뜨는 인물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이밖에 중국 금융 허브인 상하이시, 동부지역 경제를 주도하는 장쑤(江蘇)성, 최대 석탄 산지인 산시(山西)성, 대륙의 중심인 장시(江西)·후난(湖南)성, 서남부 윈난(雲南)성, 최남단 하이난(海南)성 등도 '시자쥔'으로 채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시진핑의 개혁 정책이 종종 지방정부 내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안착은 시진핑 개혁의 추진동력 확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경제, 통상, 사법, 교육, IT 등 내각의 핵심에도 시진핑의 사람들이 포진했다.

푸젠성에서 시 주석과 함께 일했으며, 올해 2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으로 임명된 허리펑(何立峰·62)은 광범위한 인·허가권을 가진 발개위의 성격에 비춰볼 때 시 주석의 경제정책 장악을 도울 핵심 인물로 꼽힌다.

시 주석의 저장성 시절 부하인 중산(鐘山·62) 상무부장과,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하는 리수레이(李書磊·53)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도 19차 당 대회에서 약진이 기대되는 인물들이다.



이들 15명이 시 주석과 동고동락한 '시자쥔' 그룹에 속한다면, 나머지 14명은 시 주석의 핵심 측근과 같이 일한 사람들로서 광의의 '시진핑 사람들'로 꼽힌다.

시 주석의 핵심 측근들로는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천시(陳希) 중앙조직부 부부장, 류허(劉鶴)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시 주석의 사람들이 이번 19차 당 대회에서 약진한다고 하더라도 시 주석에게 절대 권력을 안겨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있다.

영국 SOAS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장 교수는 "시 주석은 최대한 자신의 권력을 공고하게 하려고 애쓰겠지만, 반대 세력도 그가 '스트롱맨'으로 부상하는 것을 두고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 주석도 결국 정치적 흥정과 타협이 필요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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