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국민연금 손실' 혐의에 가장 억울해 했다"
변호인단에 "이 부분 진짜 억울" 거듭 호소…최종변론에 포함
"작년 삼성전자 주가상승으로 국민연금 7조원 평가이익, 정말 기뻐해"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7일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최후진술을 통해 유독 '국민연금 손실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토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법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최후진술의 3분의 1가량을 할애하면서까지 이를 언급한 것은 이 부회장이 그동안의 재판 과정에서 이 부분을 가장 억울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게 변호인단 등의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약 5분간의 최후진술 마지막 부분에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 부분도 꼭 하나 말씀드려야 한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국민연금 손실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들의,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그런 욕심을 내겠느냐. 너무 심한 오해"라며 "그 부분은 정말 억울하다"고 거듭 호소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이후 자신을 겨냥한 여러 의혹 가운데 국민연금 손실 부분에 대해 가장 억울함과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약 6개월간 이어진 재판 과정에서도 변호인단은 물론 삼성전자 관계자 등에게도 "국민연금에 손실을 끼쳤다는 오해만은 정말 벗고 싶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또 올해 초 이 부회장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삼성전자 주가 상승만으로 6조9천억원의 평가차익을 낸 데 대해 기뻐하면서 임직원에게 "이런 식으로 우리가 경영을 잘하면 회사 가치가 올라가고, 그러면 우리 주식을 가진 국민연금의 평가이익도 올라가게 된다"며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특검의 중형 구형 근거가 된 여러 혐의 중에서도 특별히 국민연금 손실 의혹 부분에 대해 직접 반박했으며, 변호인단도 최종변론에서 이 부회장의 뜻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변호인단은 최종변론에서 "공소사실 중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서민의 노후자금원인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해를 입게 했고, 이로 인해 대주주 일가가 이득을 취했다는 부분에 대해 피고인 이재용으로서는 그 어떤 공소사실보다 억울해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최근 국민연금 손실 의혹에 대해 '아무리 그래도 내가 지분 확보를 위해서 서민 노후자금을 털어먹겠느냐'는 말을 주변에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면서 "최후진술을 통해 마지막으로 그런 심정을 다시 한번 밝히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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