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美국무 "北, 대화 원하면 미사일시험 중단해야"(종합2보)
先도발중단 강조, 조건부 대화론 제기…구체적 조건·시기 언급 안해
"北, 유엔결의안 메시지 알아야…이행·집행 모니터할 것"
(서울·하노이=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김문성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7일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원하면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틸러슨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최상의 신호는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조건이 맞는다면 북한과 앉아 미래에 관해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나 언제 대화가 가능한 것인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얼마나 중단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시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틸러슨 장관은 "구체적으로 며칠, 몇 주 등 기간을 언급하지 않겠다"며 "'30일만 주세요 대화할 준비가 됐어요'라는 말처럼 간단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와의 대화에 접근하는 그들의 태도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달렸다"며 "북한은 더는 미사일시험을 하지 않을 때까지 이번 회담에서 방향을 찾는 식으로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이 미국에 대화 의향을 표명하기를 원할 경우 북한에 열려있는 다른 소통 수단이 미국에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거론하지 않았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5일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해 "북한 핵 야욕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내심이 다 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이 결의안에 담긴 강한 메시지를 이해해야 한다"며 "대북 제재 결의의 이행과 집행도 조심스럽게 모니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과 러시아도 결의안에 찬성한 것과 관련, "북한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중·러가 도움을 줄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북한이 조치를 할 것이라는 기대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더이상 이견은 없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과 개별 회담을 한 뒤 나온 것이다.
왕 부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공정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제재만 가하는 것은 문제 해결 방안이 아니며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진지하게 검토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
왕 부장이 대북 제재만으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 '조건부 대화론'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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