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존중한다더니"…농성장 철거당한 단체들 정부 규탄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와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국민행동'은 7일 "노동자와 시민활동가의 농성장을 치워버리는 것이 정부가 말하는 '노동존중 공정사회'냐"며 규탄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다며 국정운영 계획을 밝힌 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농성장을 철거하고 노동자를 연행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종로구청은 이달 2일 공투위와 설악산지키기국민행동의 장기농성 천막들을 철거했다. 공투위 천막들은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1년 9개월여 전에 설치됐고 설악산지키기행동 천막은 지난달 20일 설치됐었다.
해고·사업장 폐쇄 등 사태로 장기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노동조합의 모임인 공투위는 "노조의 교섭 요구마저 도외시했던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는 묵과하고 노조의 농성장은 치워버리는 게 노동존중 사회냐"며 정부에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통령은 재벌 총수와는 맥주 회동을 나누면서 노동자들과는 물 한 잔 마실 시간도 내지 않았다"면서 "동양시멘트의 경우 7월 말 교섭이 시작됐는데 투쟁농성장을 침탈한 것은 노사 교섭 과정에 행정기관이 개입한 셈"이라고 힐난했다.
설악산지키기국민행동은 "환경파괴 문제로 두 번이나 부결됐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박근혜 정부는 편법으로 밀어붙였다"면서 "이를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새 정부가 말하는 적폐청산이냐"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새 정부 들어 처음 벌어진 농성장 침탈 사태에 정부가 직접 입장을 내라"고 요구하면서 기자회견문을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했다. 이들은 오후에는 종로구청을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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