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선수들 항공편없어 발동동…마두로 "내 전용기 타라"
외국 항공사들, 안전 이유로 베네수엘라 노선 잇따라 중단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경제위기와 정국 불안에 휩싸인 베네수엘라에서 해외 항공사들이 취항을 취소하자 해외 경기를 앞둔 운동선수들이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사보타주' 탓으로 돌리면서 선수들에게 자신의 전용기를 이용하라고 제안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에 출연, "국가대표 선수들이 파괴공작원(saboteur) 때문에 항공기를 구하지 못한다면 대통령 전용기로 세계 어디든 데려다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정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항의 시위와 파업이 진행됐고, 이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 공모에 의한 것이라 주장해왔다.
그는 또 자신은 필요하다면 "오토바이를 타든 노새를 타든" 육로로 갈 수 있다며 "국가대표팀이 국제경기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해외 항공사들은 안전 문제와 보안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잇따라 베네수엘라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미국 델타항공과 프랑스의 에어프랑스, 스페인의 이베리아항공을 비롯해 콜롬비아 최대 항공사인 아비앙카 항공도 카라카스행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해외 경기를 앞둔 배구, 펜싱, 소프트볼 등 국가대표선수들은 항공편 문제로 경기에 참석하지 못했다.
특히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달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겨우 전세기를 구했지만, 전세기가 지연되는 바람에 결국 경기를 놓쳤다.
베네수엘라 배구연맹은 경기에 참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벌금 3만달러(약 3천400만원)를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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