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이번엔 美 미시간주서 무인차·인공지능 투자
'트럼프 가려운 곳 긁어주는 투자'…'플라잉 이글' 계획 추진중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세계 최대의 전자기기 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이 미국 위스콘신주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에 이어 미시간주에도 수십억 달러를 들여 자동차산업 분야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6일 홍콩 경제일보에 따르면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회장은 전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폭스콘은 미국의 몇 개 주와 접촉해 투자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미시간주에 대한 투자가 이른 시기에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궈 회장은 이날 선전(深천<土+川>)에서 중국을 방문 중인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투자액은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투자 방향은 커넥티드카나 무인차 같은 차세대 자동차기술 분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 발전은 여전히 중국보다 앞서있다"며 "자율주행 기술 외에도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기술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공지능 기술과 폭스콘의 정밀제조 기술을 접목시킬 뜻을 피력한 것이다.
궈 회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폭스콘이 위스콘신 주 남동부에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1천300억 원)를 투자해 평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생산할 대형 공장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소상공인 지도자들에게 폭스콘의 미국 투자 금액이 당초 폭스콘이 밝힌 금액보다 3배 이상 많은 300억 달러가 될 것 같다는 궈 회장의 비공식 발언을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궈 회장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위스콘신 투자 외에 다른 주에서도 투자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특히 궈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지역인 중서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도시)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이 지역의 자동차 분야 투자를 확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것이다.
미국 중서부의 미시간주는 미국 자동차 공업의 심장부인 디트로이트가 있는 곳이다. GM, 포드, 크라이슬러가 모두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폭스콘의 투자에 목마른 미국 주들은 공장설립 시 세금 혜택과 보조금을 제공함으로써 현재 인건비가 오르고 숙련공을 찾기 어려운 중국 내 생산비보다 낮다는 점을 입증하려 애쓰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홍콩 시사지 아주주간 최신호는 이와 관련, 궈 회장이 '플라잉 이글'(Flying Eagle)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대한 긴급 구원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계획은 미국 공장 설립과 수만 개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트럼프 정부를 지원한 다음 일본의 선진기술, 중국의 제조공장과 연계해 8K급 TV 생산, 5G 인터넷 배합, 의료수술기기 정밀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빅데이터 시장에 대한 준비를 갖추고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맞이함으로써 미국과 중국, 일본의 장점을 융합하는 것이 궈 회장의 원대한 전략이라고 아주주간은 전했다.
실제 궈 회장은 이번 온라인 회견에서 앞으로 중국과 미국에 대한 투자가 모두 늘어날 것이며 어느 한쪽에 집중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 확대를 위해 서로 다른 지역의 장점을 이용할 것"이라며 "미국에서의 투자 확대가 반드시 중국에서 투자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974년 설립된 폭스콘은 중국에서 대규모 공장을 세우고 저임 노동력으로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델 컴퓨터의 조립 하청업체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폭스콘의 투자에 목마른 미국 주들은 공장설립 시 세금 혜택과 보조금을 제공함으로써 현재 인건비가 오르고 숙련공을 찾기 어려운 중국 내 생산비보다 낮다는 점을 입증하려 애쓰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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