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슬랴크 전 주미 러대사, 美대선 개입의혹 강력 부인

입력 2017-08-06 07:59
키슬랴크 전 주미 러대사, 美대선 개입의혹 강력 부인

"플린 전 보좌관과 만남, 기밀 없었다…힐러리 캠프와도 만나"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강타한 '러시아 스캔들'의 중심인물인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前) 주미 러시아 대사가 자국 방송에 출연, 미 대선 개입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과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귀국한 키슬랴크 전 대사는 이날 국영방송 '로시야 24'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선 팀과 만날 당시 외교관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와도 만났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키슬랴크 전 대사는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자신에 대한 비난은 "터무니없고 부끄러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든 아니든 외교관이라면 누구나 주재국의 정책과 새 정부의 방향을 알아보고 어느 지점에서 협력이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일한다"고 강조했다.

키슬랴크 전 대사는 마이클 플린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과의 접촉과 관련해서는 기밀 논의는 없었으며 제재에 관해서는 얘기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플린은 작년 말 키슬랴크 전 대사와 만나 러시아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하고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서 '거짓 보고'를 했다는 이유로 올해 2월 경질됐다.

키슬랴크 전 대사는 "주로 테러를 주제로 미·러 협력관계에 있어 중요한 주제들을 논의했다"며 "우리 대화는 합법적이고 평온했으며 투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본국에서 제재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구체적인 지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키슬랴크 전 대사는 현재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 "이데올로기 대립은 없다"며 "신냉전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양국관계에 있어 문제는 미국은 스스로 다른 나라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르칠 권리가 있는 예외적인 국가로 여긴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키슬랴크 전 대사는 1981년 주미대사관에 부임, 2008년부터 지난달까지 약 10년간 대사로 재직했다. 그는 플린 전 보좌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등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접촉해 미·러 양국 간 비밀채널 구축과 대러 제재 해제 등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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