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팬심' 1위 개틀린에게 야유·3위 볼트에게는 환호
남자 100m 결승 끝나자 볼트 이긴 개틀린에게 야유 쏟아져
개틀린, 볼트 향해 무릎 꿇는 세리머니…볼트, 포응으로 축하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많은 팬이 '황제'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의 화려한 마지막 대관식을 기대했다.
하지만 '만년 2위' 저스틴 개틀린(35·미국)이 왕관을 썼다.
'팬심'은 개틀린에게 가혹했다. 런던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팬들은 개틀린에게 야유를 보냈다. 동시에 '우사인 볼트'를 연호했다.
개틀린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92로 정상에 올랐다.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12년 만에 따낸 금메달이다.
볼트는 9초95로 3위에 그쳤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회부터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 메이저대회 결승전에서는 늘 1위에 올랐던 볼트가 개틀린에 밀린 건, 이변이었다.
런던 스타디움의 팬들은 이변을 충격으로 받아들였고, 개틀린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우승 세리머니를 하던 개틀린도 화를 내는 듯한 모습으로 관중들에게 맞섰다.
볼트는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개틀린에게 다가가 포옹을 하며 축하 인사를 했다.
개틀린은 볼트 앞에서 무릎을 꿇는 세리머니로 '황제' 볼트를 예우했다. 두 선수 사이의 인사는 이렇게 다정했다.
팬들은 달랐다.
팬들은 우승자 개틀린이 아닌, 볼트의 이름을 연호했다. 볼트는 팬들을 향해서도 감사 인사를 했다.
개틀린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볼트 대항마'로 사는 어려움을 고백한 적이 있다.
리우올림픽 남자 100m, 200m에 나설 때마다 야유를 받은 개틀린은 "볼트의 경쟁자는 프로레슬링을 하는 기분으로 산다. 모두가 볼트를 응원한다"며 "볼트를 응원하는 사람에게는 야유를 보낼 적이 필요하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최고 스타 볼트가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고, 개틀린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던 전력이 있던 터라 관중의 야유는 더 커졌다.
볼트가 '은퇴 무대'로 공언한 런던에서는 개틀린을 향한 야유가 더 커졌다. 런던은 볼트가 자주 머무는 곳이자 "제2의 고향"으로 부르는 도시라 런던에서의 팬심은 더 두껍다.
볼트가 팬들의 바람과 달리 100m 우승에 실패하자, 그 아쉬움이 개틀린을 향했다.
개틀린에게 이번 우승은 특별했다. 그는 2013년 모스크바·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2016년 리우올림픽 100m에서 2위를 했다. 3개 대회 금메달리스트는 볼트였다.
런던 세계선수권은 개틀린에게 볼트를 넘을 마지막 기회였다. 숙원을 풀었지만, 축하보다 야유를 먼저 받았다.
'우승자' 개틀린의 표정에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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