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서 관광객 겨냥 추가 공격 우려…"앞으로 더 많을 것"
극좌정당 청년조직 "추가 공격 배제할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스페인의 유명 관광지 바르셀로나와 팔마 등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폭력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반(反) 관광객' 정서가 퍼지면서 스페인의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 공격이 우려된다.
5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인에선 최근 관광객을 겨냥한 공격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 축구경기장 인근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2층 관광버스의 타이어를 찢고 달아났다.
버스 유리창에 스프레이로 "관광이 지역을 죽인다"고 써놓고 달아난 이들은 스페인 극좌정당 '민중연합후보당'(CUP)의 청년조직이었다.
이들은 지난 1일에도 관광객용 자전거를 파손하고, 호텔 창문을 부순 뒤 달아났다.
같은 날 마요르카의 팔마에서는 레스토랑에 연막탄을 쏘고 창문을 깬 일당이 있었다. 그들 역시 "관광이 마요르카를 죽이고 있다"고 적힌 배너를 펼쳐 보였다.
'아란'이라고도 불리는 CUP 청년조직을 이끄는 라우라 플로레스(24)는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공격도 배제할 수 없다"며 "관광객에 대한 공격은 이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여행사협회(ABTA) 회장 노엘 조셉파이즈는 이를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보고 "지방 정부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관광객을 과잉수용하면서 시위대는 더 위험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광객들에게 상식에 맞게 행동할 것과 함께 항상 주의를 경계하고 위험요인이 있는 지역에는 가지 말라고 조언했다.
신문은 스페인에서 관광객을 거부하는 움직임은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 북부 산세바스티안에서도 이달에 시위가 예고돼 있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베네치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의 주요 관광도시가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들은 관광객 때문에 임대료와 물가 상승 등으로 일상이 위협받고, 거대 기업의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면서 현지 정체성을 지켜온 전통적인 상점, 공방이 밀려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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