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영향?'…홀대하던 한식에 공들이는 특급호텔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국내 특급호텔들이 일식·중식이나 양식보다 신경을 덜 쓰던 한식에 최근 다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첫 미슐랭(미셰린) 스타 식당으로 한식당이 대거 결정되는 등 최근 한식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서울의 한식당 무궁화는 내년 미슐랭 스타를 위해 최근 '심기일전'해 전반적으로 시설과 서비스를 재정비했다.
우선 좌석 수를 90석에서 60석으로 줄여 고객들이 더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식사하고 더 세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자기 그릇만 사용했지만 보온·보랭 효과가 더 뛰어난 유기그릇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식전·식후 차와 디저트를 강화했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이사장의 자문을 받고 있으며 호텔 내 미슐랭 2스타인 피에르 가니에르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협업을 진행 중이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최근 기존 양식당이던 '페스타 다이닝'을 한식당으로 리뉴얼해 문을 열었다.
페스타 다이닝은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던 한식'을 내세워 40여 가지에 달하는 메뉴를 제공한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다이닝 레스토랑 '하노루'에서 8월 말까지 한식을 활용한 주말 브런치 뷔페를 내놨다.
이 뷔페에서는 제주 향토 음식을 포함한 전국 8도의 대표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제주 대표 음식인 돔베고기와 감저(고구마)밥, 성게미역국, 오메기떡, 전라도식 갓김치, 게장, 꼬막, 강원도의 동치미, 막국수, 도토리묵, 경상도의 안동찜닭과 부추김치, 충청도의 나박김치와 어죽 등이 마련됐다.
한편, 지난해 발간된 첫 미슐랭 가이드 서울편에서는 총 24개의 레스토랑이 미슐랭 스타를 받았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1개 식당이 한식당이었다.
특히 최고 등급인 3 스타를 받은 곳은 라연(신라호텔)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가온으로 모두 한식당이었다. 2 스타를 받은 곳도 롯데호텔의 피에르 가니에르를 제외한 두 곳이 모두 한식당이었다.
당시 미슐랭 가이드를 펴낸 미쉐린코리아도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한식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 시내 특급호텔 중 한식당을 운영하는 곳은 4곳으로 적어 그동안 특급호텔이 한식당을 너무 홀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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