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 공부모임도 'M&A'…덩치 키우는 '정책 텐트'
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협치모임' 보폭 넓혀
한국당 "현안 공부하자"…하반기 대여투쟁 '실력 다지기'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이슬기 설승은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를 앞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의 공부 모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선수(選數)별로 구분됐던 작은 모임들을 '인수합병'(M&A)해 같은 당 전체의원 대상으로 확대·개편하는가 하면, 여야를 넘나드는 초당적 모임도 진행 중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젊은 초·재선 의원들 모임인 '삼치회'(삼당협치회)는 몸집을 불리며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치회는 지난해 6월 국회 개원에 즈음해 민주당 박용진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 등 3명이 의기투합한 소모임이었지만 최근까지 신규 참여가 잇따르면서 현재는 8명으로 인원이 늘어났다.
현재는 '원년멤버'에 더해 민주당 금태섭·김해영 의원, 국민의당 손금주·채이배 의원, 바른정당 유의동 의원도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3당의 협치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으로, 개헌 스터디를 주로 해왔다"라면서 "협치라는 것이 마음씨 좋은 사람들의 '선행'이 아니라 제도가 만들어내는 결과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협력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정치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국면과 대선과정에서도 삼치회는 흔들림 없이 모였다"면서 "앞으로 모임을 더욱 활성화하면서 협치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최근 당내 흩어져 있던 초·재선과 중진 모임을 합쳐 전체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부 모임으로 키웠다.
이주영·이철우·정종섭·김종석 의원 등이 참여하는 이 모임은 매주 수요일 아침에 열린다. 지난주 첫회 모임에는 한국당 의원 십여 명이 참석했고, 오는 9일 두 번째 모임에서는 일본과 대일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할 예정이다.
하반기 국회에서는 증세·탈원전·북핵 등 쟁점 사항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당의 '열공모드'는 대여(對與)투쟁에 대비한 '실력 다지기' 성격도 있다.
정종섭 의원은 "의원들이 자신이 속한 상임위 현안은 잘 알지만 다른 상임위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며 "상임위를 넘나들며 현안을 미리 공부해 법안 투표를 할 때도 제대로 알고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공부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종석 의원은 "새 정부 집권 초기에는 여러 현안이 세게 붙는다. 그동안 우리당이 '여당체질'이었다는 지적도 알고 있다"며 "여당 시절 누렸던 공무원 등의 정책 지원이 없기 때문에 야당일수록 더욱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최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을 만나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이 참여하는 '정책 빅텐트'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탈원전, 공무원 증원, 부동산 대책 등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의원들끼리 정책을 논의하는 초당적인 모임을 구상 중이다.
정 의원은 이달 중 취지문을 만들어 야 3당 의원들에게 돌린 뒤 다음 달 1차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지난해 개원 후 꾸린 당내 초선 모임을 공부 모임으로 조만간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가끔 모여 식사를 함께하는 친목모임보다는 초선의원의 역할을 논의하는 공부모임으로 바꾸는 것이 모임의 지속성과 유익성을 위해 더 낫다는 의견이 의원들 사이에 있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당 간사인 손금주 의원은 당내에서 4차산업 혁명에 대한 공부 모임을 별도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 모임에는 같은 상임위 소속 오세정·신용현 의원 등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등이 참여한다.
이언주 의원이 주도하는 '한국판 제3의 길 모색과 실천을 위한 모임'도 최근 첫 모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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