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베이다이허 회의 앞두고 원로 무시…권력강화 포석"

입력 2017-08-05 11:27
"시진핑, 베이다이허 회의 앞두고 원로 무시…권력강화 포석"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현직 지도자들의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앞두고 원로들을 무시하는 행위를 해 권력 강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건군 90주년 기념행사에서 국가안보와 군의 발전에 대해 장시간 연설했지만,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현직 국가주석이 살아있는 전직 국가주석의 유산에 경의를 표하는 전통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SCMP가 전했다.

시 주석이 지난달 30일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주르허(朱日和) 훈련기지에서 전직 지도자들을 초대하지 않은 채 건군절 기념 열병식을 개최한 점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열병식은 주로 국경일에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열렸으며 전직 주석과 총리들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후 전 주석은 2007년 건군 80주년 기념 연설 때 전직 지도자 3명의 지도력을 칭송했다.

베이징(北京)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당 원로들이 선호하는 차세대 지도자로 여겨진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가 최근 낙마한 것도 원로의 간섭에 대한 시 주석의 도전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리판은 퇴임하는 지도자들이 개인적 유산과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젊고 경험이 적은 이를 후계자로 선정한다며 "이에 따라 새 주석이 전임자보다 약한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지도자들이 시 주석이 경쟁력이 약하다고 생각해 그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들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권력 장악을 강화하기 위해 원로들이 정치에 간섭하는 것을 허용한 관례를 깨뜨렸다는 설명이다.

중국정치 전문가인 왕정쉬(王正緖) 영국 노팅엄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퇴역 관리들의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감소했다며 시 주석이 이와 관련해 더 많은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교수는 "시 주석이 시스템 변화를 통해 원로들의 관여를 금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다오인(陳道銀) 상하이(上海)정법학원 부교수는 "당과 정부, 군 통제권이 모두 시 주석의 손안에 있다"며 "현 권력 구조는 아무도 시 주석에게 반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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