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민간인 살상' 美블랙워터 직원들 혐의 기각·재심 결정
"정부 지급 무기로 인한 과실에 흉악 범죄 처벌 위한 법 적용 안 돼"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이라크에서 민간인을 살상한 혐의로 각각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호업체 직원들에 대한 항소심에서 이들의 혐의를 기각했다고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법원은 무차별 살상을 저지른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폴 슬라우, 에번 리버티, 더스틴 허드 등 세 사람에게 법원이 다시 형을 선고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세 사람의 형기는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법원은 "기관총 관련 법안은 위험한 무기를 가지고 흉악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쟁 지역에서 정부가 지급한 무기를 사용해 저지른 과실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의 미숙한 판단이 많은 무고한 이들의 죽음으로 이어졌다"며 "이들이 저지른 살상을 축소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법원은 주범으로 기소된 니컬러스 슬래턴에 대해서는 재판을 아예 새로 열도록 결정했다.
법원은 슬래턴을 나머지 세 사람과 함께 재판을 받도록 해서는 안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민간 경호업체 '블랙워터(Balckwater)' 소속 직원이던 이들은 제2차 이라크전이 한창이던 2007년 9월 16일 이라크 수도 바드다드 니수르 광장에서 미국 외교 차량을 경호하던 도중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져 이라크 민간인 1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특히 주범 슬래턴은 가장 먼저 총을 발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워싱턴 연방지법은 2015년 슬래턴에게 종신형을, 공범인 나머지 세 사람에게는 각각 30년 형을 각각 선고했다.
당시 검찰과 변호인 측은 이들이 총기를 난사한 원인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검찰 측은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이었다고 지적했고, 피고인 측은 정당방위로 당시 자살 폭탄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흰색 차량이 빠르게 다가와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폭발물에 대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 법무부 대변인은 법원의 이번 결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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