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멸종위기종 '뿔제비갈매기' 2년 연속 국내 번식

입력 2017-08-06 12:00
세계적 멸종위기종 '뿔제비갈매기' 2년 연속 국내 번식

전남 영광군 무인도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둥지'

절멸 위기 '신비의 새'…뿔제비갈매기 번식지 자리매김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뿔제비갈매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를 찾아와 번식에 성공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6일 뿔제비갈매기 어미새 6마리가 전남 영광군 무인도에서 번식 중인 것을 확인하고, 이 중 1쌍이 번식에 성공하는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고 밝혔다.

앞서 뿔제비갈매기는 지난해 4월 국립생태원의 '2016년 무인도서 자연환경조사' 과정에서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어미새 5마리 중 1쌍이 번식에 성공해 어린새 1마리를 키워 6월 번식지를 떠나는 과정을 확인한 바 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현재 뿔제비갈매기 보호와 서식지 보전을 위해 주변 무인도 내 새로운 서식지를 발굴하고, 뿔제비갈매기의 번식생태와 행동에 대한 기초 생태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이를 위해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뿔제비갈매기의 서식이 확인된 무인도에 3D 지상라이더·무인카메라 등을 설치해 뿔제비갈매기의 생태를 관찰해왔다.

무인카메라 등을 통한 관측 결과, 뿔제비갈매기 어미새 6마리가 지난해보다 2주 늦은 5월 초 둥지를 찾아왔다. 이들 뿔제비갈매기는 지난해 발견된 둥지에서 240m 떨어진 곳에 도착했다고 국립생태원은 전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뿔제비갈매기 2쌍이 알을 낳았으나, 1쌍은 알을 품는 과정에서 부화에 실패했고 다른 1쌍은 번식에 성공해 어린새 1마리를 키운 뒤 7월 중순 번식지를 떠났다.



국립생태원이 촬영한 영상에는 뿔제비갈매기 어미새가 괭이갈매기 무리에서 어린새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활동을 하고 어린새를 물가로 데려와 생존 능력을 키우고 비행기술을 훈련시키는 모습이 담겼다.

뿔제비갈매기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개체수가 100마리 미만으로 추정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간하는 적색목록(Red List)에 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처한 위급종(CR·Critically Endangered)으로 분류돼 있다.

뿔제비갈매기는 지난 63년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됐다가 2000년 중국 푸젠성 마츠섬에서 4쌍의 번식 개체가 다시 발견된 이후 중국의 일부 섬에서 소수 개체의 번식이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뿔제비갈매기는 현재까지 생태와 관련한 정보가 거의 없는 '신비의 새'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뿔제비갈매기의 번식 성공은 국내 무인도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의 중요한 번식지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국립생태원은 오는 11월 대만에서 열리는 뿔제비갈매기 국제보전학술회의에서 그동안 연구결과를 알리고, 국내·외 번식지 보전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연재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뿔제비갈매기 번식지 보호를 위해 지난해 발견된 번식지를 2016년 12월 22일부터 특정 도서로 지정했고, 올해 2월 13일부터 이 지역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보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jo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