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포' 최주환 "이천 쌀밥 안 먹어본 사람은 몰라요"
"최근 다리를 더 오래 드는 타격 자세 연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천 쌀밥 안 먹어본 사람은 모릅니다."
최주환(29·두산 베어스)은 여전히 간절하고, 불안하다.
누구나 인정하는 주전이지만, 백업에 머물렀던 시절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최주환은 더 발전한다.
최주환은 4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3-3으로 맞선 2회 초 1사 1루에서는 상대 선발 임찬규를 공략해 결승 좌월 투런 아치도 그렸다.
이날까지 최주환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19, 7홈런, 54타점이다. 이미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타점에 도달했다.
최주환은 시즌 초 2루수 오재원이 부진할 때 주전 자리를 꿰찼고,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뽑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오재원을 선발 2루수로 쓰면서도 최주환의 공격력을 높이 사 지명타자로 최주환을 기용했다. 그 정도로 팀의 신뢰가 높다.
하지만 경기 뒤 만난 최주환은 "우리 팀에 좋은 타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한 경기 부진하면, 다음 경기 선발 출전을 걱정해야 하는 타자다"라고 몸을 낮췄다.
이어 "(두산 2군 훈련장이 있는) 이천 쌀밥을 먹지 않은 사람은 이런 불안감을 모른다"며 웃었다.
이런 간절함이 오늘의 최주환을 만들었다.
올 시즌 엄청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더 나아져야 한다는 불안감에 타격 자세도 손봤다.
최주환은 "시즌 초 kt 잠수함 투수 고영표를 상대하다가 내 타격 자세가 무너지는 걸 느꼈다"며 "계속 원인을 고민하다가 다시 고영표를 만난 (7월 25일) 수원 경기 때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줬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오른 다리를 들고 타격한다. 그런데 고영표의 변화구를 의식하다 보니 다리를 덜 들었고, 타격 자세가 무너졌다"며 "강석천, 최경환 코치님께 타격 자세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 이후 더 의식해서 다리를 오래 들어봤다.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주환은 7월 25일 고영표를 상대로 우월 투런포를 쳤다. 그리고 이 타격 자세를 유지해 4일 LG전에서도 결승 홈런을 때렸다.
'집밥 효과'도 있었다. 최주환은 "사실 부모님과 동생이 가족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태풍이 온다고 해서 취소했다. 그 덕에 오늘 어머님께서 차리신 집밥을 먹고 왔는데 홈런이 나왔다"고 웃었다.
최주환은 "나는 매일 매일 불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나 기분 좋은 일들도 자주 생긴다. 그리고 최주환을 제외한 모두가 그를 두산 베어스 주전으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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